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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 더위가 장난이 아니다. 기상청도 ‘무지 덥다’는 기상예보를 내놨다. 장마는 일찍 시작해서 금방 끝나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 예보가 얼마나 맞을 것인가. 오늘의 관심사다. 기상예보 관련 우스개 중 가장 유명한 얘기는 ‘기상청 체육대회 날은 비가 온다’는 것이다. 그만큼 예측이 어렵고 적중률 또한 낮다는 빈축이다.

정치기상예보는 더 어렵다. 전선 변화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대선 정국이다. 기상에 비유하면 장마전선으로 접어드는 형국이라 할 수 있다. 한나라당 대선 예비후보들은 이미 경선 후보등록을 마치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검증 공방은 폭로전을 넘어 ‘맞고소전’으로 비화하고 있다.

대선 전선은 한나라당을 넘어 범여권으로 확대되고 있다. 범여권 인사들까지 대거 나서 한나라당 두 유력 주자에 대한 파상 공세를 펼치며 검증 공방전에 가세하고 있다. 공격의 칼날은 갈수록 예리해지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분열 위기를 겪고 있다. 계속되는 탈당 러시가 그 예후이자 증명이다. 당이 사분오열돼 존립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대권 도전 의사를 표명하는 인사들은 줄을 잇고 있다. 한나라당의 이전투구는 여전하다. 열린우리당의 분열은 확산일로다. 국민들은 혼란스럽다. 한 마디로 흐리고 찌푸린 장마전선이다.

대한민국 정당은 정권 교체기 때마다 당명이 바뀌는 역사를 가졌다. 올해도 언제나처럼 정권 재창출을 위한 또 다른 신당이 생길 조짐이다. 그러다 보니 정당의 정체성을 제대로 인정받은 정당이 별로 없다.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 11위 대국이다. 그런데 정치판은 후진국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민주주의나 정당정치
의 역사가 일천하기 때문이라고 자위할 수 있다. 제 코스를 밟지 않고 서구 제도를 마구잡이로 받아들여 숙성이 안 된 탓도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심정은 참담하다. 묻지 않을 수 없다. 사람에게 인격이 있듯이 정치에도 품격이 있다. 그런데 그 품격을 이렇게 망가트려도 되는 건가. 국민을 이렇게까지 부끄럽게 만들어도 되는 건가. 그것도 내로라하는 정치지도자들이 말이다.

지금 대통령이 되겠다는 분들의 모습을 보라. 품격은 온데 간 데 없고 비속함만 남아 있는 듯하다. 인간 사회에서 살다 보면 ‘해야 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음을 알게 된다. 같은 식구라면 더욱더 가려야 한다. 그런데 지금 대선 정국 속에선 식구 개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국민의 기대와 불안에 대한 배려 또한 안중에 없는 듯하다.

국민들은 마음을 의지할 곳을 점점 잃고 있다. 미래의 지도자가 되겠다는 사람들부터 대오각성 해야 한다. 그리고 국민들도 반성해야 한다. 우리 국민들은 그동안 수준 낮은 지도자들을 뽑아 놓고 열광하곤 했다. 그리고 후회를 반복했다. 이제 국민 스스로에게도 회초리를 대야 한다. 그래야 간절하고 비장한 마음으로 대한민국을 제대로 이끌 대통령을 뽑을 수 있다.

예부터 오뉴월 장마라는 말이 있다. 실제로 6월 하순경이 되면 흐린 날씨가 잦아진다. 비오는 날도 점점 많아지기 시작한다. 장마가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려주는 징후다.

장마는 한 달간 일 년 강수량의 30∼50%나 되는 비를 뿌린다. 수자원 확보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유월 장마에는 돌도 큰다’는 속담처럼 만물의 왕성한 생육을 돕는다. 하지만 그리 반가운 내객은 아니다. 오죽하면 옛 어른들도 ‘삼 년 가뭄에는 살아도 석 달 장마에는 못 산다’고 했을 정도다.

지금 대한민국의 대선 정국 역시 석 달 장마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지금 상태로만 보면 그렇다는 얘기다. 한나라당은 천둥·번개를 동반할 조짐이다. 열린우리당 등 다른 정당들 역시 잔뜩 찌푸려 있다. 그러나 장마 뒤 갓 씻긴 하늘빛처럼 맑고 투명한 것이 있을까. 지금 겪고 있는 끝이 안 보이는 듯한 어려움과 갈등도 사실은 장마와 같은 것인지 모르겠다. 장마 뒤 하늘처럼 대한민국 대선정국도 맑고 투명했으면 하는 소망을 담아 본다.

함 우 석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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