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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7.06.13 07:08:5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노무현 대통령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다. 기자실 문제로 그만큼 공격을 받았으면 웬만한 사람 같으면 그만뒀을 것이다. 그런데 며칠 전 또 언론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으니 보통 사람이 아닌 게 분명하다. 그것도 그냥 한 게 아니라 기자실에 못질을 해버리겠다는 식으로 저주에 가까운 공격을 퍼부었다. 언론에 보도된 대통령의 말들을 씹어보면 구구절절 다 옳은 말이다. 문제는 다른 사람은 그런 말을 해도 되지만 대통령만은 안 된다는 것이다.

대통령은 “독재시대에는 독재와 결탁하고, 시장이 지배하는 시대에는 시장 지배자와 결탁하고, 권력에 참여해서 부스러기를 얻어먹던 잘못된 언론들이 많이 있었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 말은 언론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검찰이나 경찰도 그랬고, 국정원이나 기무사도 마찬가지였으며, 야당 정치인들도 그랬다. 그것은 시대적인 조류였기 때문에 언론만을 부각시켜 비난하는 자체가 불공평한 것이다.

“다음 정권에 넘어가면 기자실이 되살아날 것 같아 내가 확실하게 대못으로 못질을 해서 넘겨주려고 한다”고 한 말도 대통령이 해서는 안 되는 말이다. 역대 정권들이 정권을 이양하지 않으려고 왜 그렇게 기를 썼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은 말이다.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정권을 넘겨주긴 하지만 자신을 공격할 만한 세력은 아예 없애버리겠다는 말처럼 들리니 장기집권의 새로운 형태라고 할 수도 있다.

특히 관심을 끄는 말은 “많은 사람들이 정치권력으로부터의 언론 자유만 얘기하는데, 언론 사주로부터의 자유가 진정한 자유이다. 독재가 무너지니까 언론 스스로 권력으로 등장해 누구는 대통령으로 되고, 누군 안 된다고 결정하려든다. 1992년에는 성공했고, 1997년과 2002년에 실패했지만, 2007년에 또 성공하려고 하지 않느냐”고 한 부분이다. 이 말은 상당부분 사실에 가까운 말이다. 공감은 하지만 힘이 없어서 고치지 못하는 개혁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노무현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아주면서 고쳐달라고 했던 것인데, 그 책임을 다하
지 못하고 비난만 퍼붓는 것은 옳지 못하다.

대통령의 어이없는 말은 계속된다. “강자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것으로 한 몫 보려는 언론들이 있다. 정부라는 이유만으로 비틀고 꼬집고 흔들면 한몫 보는 줄 아는 언론들도 있다. 언론은 약자의 권력이 돼야 한다. 참여정부도 약자니까 좀 도와주면 안 되느냐”고 물은 것이다. 한마디로 어처구니가 없는 말이다. 본래부터 참여정부가 여소야대였다면 그런 말을 할 수도 있다. 그 많은 의석을 관리하지 못해서 군소정당으로 전락한 이면에는 대통령의 책임이 가장 크다. 대통령의 잘못으로 약자가 된 것을 마치 언론 때문에 그렇게 된 것처럼 말하는 것은 말의 유희이다.

물론 언론이 모두 잘 했다는 것은 아니다. 어디 가서 신문에 글 쓰는 일을 한다고 밝히기가 부끄러울 정도로 불신을 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기자실에 못질을 해댄다고 언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더욱 아니다. 그것은 마치 밥을 먹으며 싸우는 모습이 흉하다고 식탁을 치우는 것처럼 단순한 생각이다. 밥은 식탁이 없어도 얼마든지 먹을 수 있고, 밥을 먹는 한 싸움도 일어날 수 있다. 언론인 입장에서는 이렇게 불합리한 문제를 바로 잡아 주지 못하는 대통령이 원망스러울 수도 있다. 아무런 대안도 제시하지 못하면서 몰아붙이기만 하면 반발하는 게 본능이다.

언론의 문제는 구조적이어서 누구의 잘못을 따지는 식으로는 해결될 수 없다. 모든 분야가 다 그렇듯이 사랑의 정신으로 접근한다고 느낄 때 자신의 취부를 털어놓게 된다. 이런 의미에서 대통령의 언론개혁은 그 시각부터 고쳐야만 한다. 이런 일을 임기 말 대통령이 하기에는 힘에 부친다. 그런 사실을 잘 알면서도 밀어붙이니까 순수성마저 의심받게 된다. 임기 말 대통령의 가장 큰 임무는 국정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이것은 언론개혁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최 종 웅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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