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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7.04.30 23:29:2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열린우리당은 없었다.’ ‘한나라당엔 싫증났다.’ 4·25 재·보선에서 드러난 민심이다. 한나라당으로선 17대 국회 이래 첫 재·보선 패배다. 패배의 내용은 훨씬 더 뼈아프다. 한나라당 유력 대선 후보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올인’한 대전 서을에서도 졌다. 두 사람의 지지도를 합하면 지지율이 60%를 넘는다. 당 지지도만도 40%를 넘나든다.

단순 셈법으로 따지면 이번 한나라당의 선거 실패는 아이러니다. 잇단 선거 부정 등 악재가 이어진 탓도 있다. 하지만 한나라당에 대한 싫증이란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4·25 재보선 투표가 있기 3일 전인 4월22일 프랑스 대통령 선거 1차 투표가 있었다. 83.8%의 높은 투표율로 세계를 놀라게 했다. 1965년 대선 이후 42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한다.

우리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4월25일 국회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지방의회 의원 등을 뽑는 선거를 치렀다. 투표율은 27.7%였다. 지난해 10·25 재보선 때의 32.2%에도 크게 못 미치는 투표율이다. 프랑스 대선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선거 결과도 수권정당에 대한 유권자들의 거부로 인해 무소속이나 다른 군소정당 후보가 대부분 당선됐다. 한나라당에 대한 일종의 경고음이다. 내부에서도 지적하고 있듯이 한나라당의 실패 원인은 외부에 있지 않았다. 스스로 무너진 결과였다.

4·25 재·보선은 본래 취지를 뒤덮어버린 대선용 정치공학 등으로 지탄을 받았다. 따라서 선거 결과에 반영된 민심에도 적잖은 메시지가 담겨 있다고 봐야 옳다.

한나라당은 이번 선거 과정에서 드러낸 갖가지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쇄신하고 개선해야 한다. 부패와 영원히 단절하고, 주권자인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궁극적 승리에 다가가는 길임을 깨달아야 한다.

그런데 당 지도부는 아직 국민의 뜻을 제대로 파악치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여전히 유력 대선 주자들을 중심으로 양분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충북도당 등 지역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시류의 변화에 관계없이 한나라당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국민들도 많은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지원과 지지가 영원할 것이란 믿음은 착각일 뿐이다.

프랑스 유권자들을 투표소로 향하게 한 동인(動因)은 무엇이었을까. 투표라는 시민의 신성한 의무를 소홀히 한 탓에 겪은 뼈아픈 일들 때문일 게다. 오는 6일 치러지는 결선 투표에 진출한 2명 가운데 누가 최종 승리자가 될지는 모른다. 중요한 것은 선거에 임하는 프랑스 유권자들의 변화다. 한나라당을 비롯한 정치권이 곰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한나라당이 지금의 구태와 분열상을 대선 과정에서도 드러낸다면 대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오히려 3연패(連敗)를 각오해야 할지도 모른다. 범여권의 통합으로 반 한나라당 전선이 형성될 경우 대선 판도는 지금과 판이하게 달라질 수도 있다.

한나라당은 최근까지 각종 여론조사에서 절대 우위의 지지를 받아오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2명의 합계지지율은 나머지 후보 전체 지지율보다 높다. 하지만 이들의 위력은 이번 선거에서 너무나 미약했다. 당의 승리보다 대선 기반 다지기라는 개인의 이익이 우선됐기 때문이다.

선거란 지금 당장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높게 나왔다고 승리를 보장받은 게 아니다. 한나라당 역시 이 점을 너무 잘 알고 있다. 지난 두 번의 대통령 선거에서 몸소 경험했기 때문이다. 또 그러지 말라는 법이 없다. 경고음을 듣고도 무시한다면 사고는 나게 돼 있다.

자신의 지지정당이 더 이상 치유할 수 없는 상황에까지 이르기를 바라는 사람은 없다.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자기 방기행위를 저지르는 유권자도 없을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현실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다. 그 선택의 기점이 오는 12월 대선이다. 어제와 다른 한나라당을 기대한다.

함 우 석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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