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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7.04.18 07:57:2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의술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해 가고 있다. 그래서 불치병도 모두 없어질 것처럼 보이지만 질병으로 죽어가는 환자들은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질병으로부터 인간을 지킬 수 있을까? 이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류가 추구하는 최대의 목표이다. 덕분에 많은 난치병들이 하나 둘 정복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기를 쓰고 하나를 정복하고 나면 새로운 병이 또 생긴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인간이 넘어서는 안 되는 경계를 초월하려는 욕심 때문에 생기는 것인지도 모른다. 자연을 지배하는 섭리는 모든 생명체는 생로병사의 과정을 거치면서 반드시 소멸해야한다는 것이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부하는 인간만이 이런 섭리를 인정치 않고 영생을 추구하기 때문에 빚어지는 고통일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단 한 순간이라도 더 살고 싶은 게 인간의 욕망이고, 그 욕망을 충족시키기 위해 인종·국가·성별·노소의 구별 없이 전력을 다하는 것이다. 물론 질병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는 의사·한의사·약사·간호사와 같은 의료인들이 공헌을 많이 했고, 앞으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건 분명하다. 다만 의료인들만이 병을 고칠 수가 있고, 의료인이 아니면 무조건 불법이라는 논리가 성립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 말은 의료인들이 고치지 못하는 불치병이라고 해서 환자도 생명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의료인들은 불치병이라고 판단했더라도 환자 자신이 생명을 포기하지 않는 한, 누구라도 고칠 능력만 있다면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 이것을 민간요법이라고 부르든 대체의학이라고 부르든 명칭은 상관없다. 오직 고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중요할 뿐이다. 사실 민간요법은 종류도 다양하지만 방법도 무수히 많다. 기도나 굿처럼 정신적인 요법이 있는가 하면, 수지침이나 이침 같은 방법으로 효과를 보는 경우도 많다.

물론 이런 방법은 검증이 안 된 것이 대부분이고, 효과도 환자에 따라서 차이가 날 수도 있으며, 생명을 잃을 만큼 위험할 수도 있다. 부작용이 좀 있다고 해서 포기할 수만도 없는 건 죽음을 눈앞에 둔 환자의 절박한 입장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면 국가는 환자의 입장에서 어떤 조치든 취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이런 사실을 잘 알면서도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방치하다시피 했던 게 사실이다. 국가가 환자를 위해서 취해야할 조치는 무엇일까? 물에 빠진 사람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떤 방법이든 효과만 있다면 검증하는 작업을 서두르는 것이다. 회원 수가 수백만 명에 달할 만큼 명성을 날리고 있지만 무면허 굴레를 벗지 못하고 있는 수지침부터 알아보자.

요즘엔 경제적인 문제로 수지침을 맞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의사나 한의사들에게서 보지 못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일 게다. 하지만 이건 일반인들이 갖는 막연한 상상이다. 국가는 이런 상상을 검증할 책임과 능력을 갖고 있는 유일한 곳인데도 수십 년 동안 방치하다가 얼마 전부터 시도나마 해보려는 모습을 보였다. 의료법을 개정하면서 유사의료행위 조항을 신설하려고 했던 것이다. 당장 유사의료행위를 양성화하겠다는 것도 아니다. 의료행위의 기본을 정한 의료법에 근거 조항만 만들어놓고, 구체적인 내용은 개별법으로 정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니 누구도 반대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의료인들이 집단휴업을 하면서까지 반대를 하자 유사의료행위 규정을 아예 삭제해버렸다. 의료인들이 유사의료행위를 반대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의료인들이 모든 병을 다 고칠 수 있으니 의료인 이외는 누구도 병을 고칠 필요가 없어야 한다는 게 그 첫째 조건이다. 두 번째 조건은 의료인들이 민간요법에 대한 연구는 물론 검증까지 다 할 테니 다른 사람은 간섭할 필요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못하는 한 유사의료행위를 반대해서는 안 된다. 동냥을 못 주면 쪽박이나 깨지 말라는 속담처럼 병도 다 못 고치면서 남이 고치려고 노력하는 것까지 방해하지는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최 종 웅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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