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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7.04.11 07:41:1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얼마 전 사우디를 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이 주목할 만한 대북발언을 한 바 있다. 한국은 베트남 파병과 중동건설 등 두 번의 특수로 경제가 도약할 수 있었는데, 3번째 특수는 북한이 될 것이란 요지였다. 이 말을 들으면서 일반인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신중치 못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왜냐하면 북한과 핵협상을 하는 중이며, 이 고비를 어떻게 넘기느냐에 따라서 운명이 좌우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본래 협상이라는 게 자신의 다급함은 감추고, 상대의 허점만 꼬집어 내어 유리한 결론을 얻어내려는 게 목적이고 전술이다. 일국의 대통령이 협상의 목표나 전술까지 공개해 버리면 실무자들의 입지는 그만큼 좁아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여론은 대통령의 북한특수 발언이 시기적으로 적절치 못할 뿐만 아니라 사리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던 것이다. 물론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남북관계가 정상화된다면 우리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핵 포기 등의 조치가 선행되지 않는 한 대북투자는 모험일 수밖에 없다. 이런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대통령이 북한특수 발언을 먼저 했기 때문에 비판을 받았던 것이다. 그로부터 불과 몇 주뿐이 안 지났는데, 북한특수가 장밋빛 환상이 아니라 현실일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할 수 있게끔 상황은 변하고 있다. 14개월이나 질질 끌던 한미FTA협상이 타결되었고, 한미양국은 협상이 자신들에게 불리하다는 문제로 들끓고 있다.

특히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할 것이냐는 문제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에서는 당장은 불가능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한국산으로 인정키로 합의했다는 점을 강조하는데 반해, 미국에서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하고 있다. 그 내막을 알 길이 없는 일반인들에겐 어째서 이 문제가 그렇게 중요하냐고 의아해할 수도 있다. 미국과 FTA를 체결하려고 하는 목적은 중국을 따돌리고 일본을 잡기 위한 것이다. 자칫 농축산이 폐허화될 수도 있다는 위험을 알면서도 일본이나 중국보다 유리한 가격으로 수출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만약에 북한에서 만든 상품도 한국산으로 인정될 수만 있다면 우리 경제가 직면하고 있는 고임금과 강성노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가 있다. 북한의 노동력은 무한한데다 임금은 우리의 10분의1, 중국의 3분의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저임금 근로자를 찾아 중국이나 동남아를 전전할 이유가 없게 된다. 독재정권에 길들여진 북한근로자들은 어떻게든 기아를 면하려고 하지, 근로조건을 따지며 분규를 획책할 여유가 없을 것이다. 언어와 문자는 물론 감정까지도 통하는 동포이니 세계 어디에서도 이런 조건의 근로자를 찾을 수는 없을 것이다.
중국을 따돌리고 일본을 쫓아가는 게 시간문제일 수도 있다는 자신감을 회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문제는 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도처에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야 동포니까 위험을 무릅쓴다고 쳐도 미국까지 그러리라고 기대할 순 없다. 한미FTA는 이렇게 복잡한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대통령까지 나서서 개성공단 문제를 챙기는 것이고, 성급하다는 소릴 들어가면서 북한특수란 말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특수를 맛보기 위해선 수많은 난관을 돌파해야만 한다. 미국은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개성공단 문제도 용납하지 않을 게 분명하다. 한미 간에 개성공단 문제가 어떻게 처리되느냐에 따라 남북은 물론 북미·북일관계도 영향을 받을 것이다. 향후 일본 중국 등과의 FTA협상에서도 중요한 선례로 작용할 게 뻔하다.

이 문제는 순전히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지만 대통령의 역할도 중요하다. 노대통령은 패색이 짙은 야구경기의 9회 말에 역전승을 노리는 심정으로 최선을 다 할 것이다. 물론 관중들도 역전홈런이 터질지도 모른다는 기대
감으로 지켜볼 것이다.

최 종 웅 / 논설위원·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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