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기사

이 기사는 0번 공유됐고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웹출고시간2007.03.12 23:12:5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우리는 쉽게“현재를 살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래를 두려워 않고 현재를 사는 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과거에 발목 잡혀 현재가 불편한 사람들은 또 얼마나 많을까. 현재를 온전히 내 시간으로 만들며 사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젊을 때는 누구나 자신감이 있다. 저 너머 산도 들어 옮길 것 같은 기개와 자신감이 충만하다. 하지만 50언덕을 넘어 60고개를 넘으면 마음이 가라앉는다고 한다. 육체적 힘의 소진도 있을 것이다. 병약해진 신체는 종종 마음까지 약하게 만들곤 하기 때문이다. 삶의 한 복판에서 ‘중병’이란 복병을 만나면 더욱 그렇다.

세상을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갓 태어난 간난아이부터 죽음을 앞둔 노인까지 아주 다양하다. 성과 직업도 모두 달라 생경할때도 있다. 사는 방식 역시 너무 다르다. 생각지 못한 곳에서 인생의 암초를 만나기도 한다. 나이가 든 황혼에 만난 암초는 훨씬 더 충격적이다. 그래서 노인들은 화려하고 치열했던 청춘시절을 그리워하곤 한다.

사람들의 부류는 아주 다양하다. 그 중 50~60대 아저씨들은 특별하다. 사회분위기 탓이다. 대부분 은퇴하고 현재를 사는 사람들이다. 언뜻 다 건강해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현재를 살기는 그리 녹록치 않다. 조금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이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삶의 여백을 가지며 살아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 특히 직장을 떠난 50~60대의 현실은 더욱 절망적이다.

힘겨운 삶의 현실에서 현재의 고비를 담담하게 웃으며 넘기고 있는 80대 후반의 한 노인을 어제 만났다. 청주지역사회에서 이름만 대면 알만한 유명인사라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 같은 걱정은 사라졌다. 건강했다. 짧은 점심시간의 대화였지만 그 어른의 유쾌한 담화능력은 활력이 넘쳤다. 해박한 지식, 넘치는 유머는 모두에게 삶의 지혜가 되기에 충분했다. 자리가 파할 무렵 남긴‘미남’에 대한 정의는 압권이었다. 정감이 넘쳤다. 부드러움과 강함을 동시에 강조한 그 어른의 정의는 모든 이들을 즐겁게 했다.

또 한 무리의 건강한 노인들을 만났다. 이들은 모두 삶의 힘겨움을 웃으며 ‘함께’ 넘어가고 있었다. 산행을 통해 건강을 다지고 아픈 병도 다스리는 지혜를 가진 인생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간암 진단을 받아 수술했다는 한 노인은 막걸리 한모금과 담배 한 개 피를 피워 무는 여유까지 부렸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재를 긍정적으로 사는 모습이었다. 건강해보였다. 5~6명의 친구들은 대부분 60대 중반의 직장 퇴직자였다.

살아온 과거 때문인지 얼굴에서 묻어나오는 모습은 서로 달랐다. 공통점이라면 산을 좋아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애초부터 모두 산을 좋아했던 것은 아니라고 했다. 이날 동석한 친구의 암 선고가 계기가 됐다고 한다.

이들이 갖고 있는 꿈은 하나같이 똑같다. 인생의 말년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내는 일이다. 그러기 위해 건강은 필수라고 했다. 그 다음이 돈이라고 했다. 그런데 그 보편적인 꿈의 성취가 현실에서 쉽지 않다. 환갑에 이른 사내들이 병과 씨름하다보면 찾을 곳은 집과 병원뿐이다. 마땅히 갈 곳이 없어 쉽게 외출 엄두를 내지 못한다. 돈이 없어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건강을 잃고 돈까지 없다면 엄습하는 절망감과 열패감을 견뎌낼 재간이 없다. 그 상황에 매몰되기 십상이다.

80대 후반의 노인이나 다른 한 무리의 노인들 모두 공통점이 있었다. 긍정적 사고방식이다. 80대 후반의 노구에도 좌중을 사로잡는 달변의 노인이나 친구들의 농을 약으로 받아먹는 노인이나 모두 아름다웠다. 그들에겐 모두 아름다운 친구들이 있었다. 나이 고하를 막론하고 서로를 걱정해 주고 보듬어주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래서 행복했던 것 같다.

인생은 참 간단치 않다. 철부지 10대를 지나니 덜커덕 60대라고 한다. 이때부터 막다른 골목이 많다. 그러나 인생 60 고개에서 막힌 문을 친구들이 열어줬다는 한 노인의 한 마디가 가슴에 저민다. 충북일보와 ‘함께’하는 첫 칼럼이다. 나는 오늘 ‘함께’하며 ‘서로’ 사랑하라는 황혼 노인의 충고를 가슴에 담는다.

함 우 석 / 충북일보 논설위원
배너
배너
배너

랭킹 뉴스

Hot & Why & Only

실시간 댓글

배너

매거진 in 충북

thumbnail 308*171

충북기업 돋보기 1. 이을성 SSG에너텍 대표

[충북일보] 건물에 발생하는 화재는 곧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최근 대전 한국타이어 공장의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대량의 타이어가 타며 가연 물질이 나온 것도 화재 진압 어려움의 원인이었지만 공장의 조립식 샌드위치 패널 구조도 한몫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대형 화재 발생 시 피해를 키우는 요인으로 꼽혀 온 가연성 건축자재 사용 제한 건축법 개정안이 지난해 2월 11일 본격 시행됐다. 개정안에 따라 건축물 내·외부의 마감재와 단열재, 복합자재 심재 모두 화재 안전성 확보가 의무화됐다. 강화된 법 개정으로 준불연·불연 건축자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충북도내 선도적인 제품 개발로 앞서나가는 기업이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에 위치한 ㈜SSG에너텍은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고효율의 건축자재를 개발·제조하는 종합건축자재 전문기업이다. 특히 주력 제품인 'IP패널(Insulation Panel: 동적내진설계용 준불연단열일체형 패널)'은 마감재와 단열재를 일체화한 외단열 마감 패널이다. 이을성(59) SSG에너텍 대표는 "단열·내진·준불연 세 가지 성능을 충족하면서 일체화된 단열·마감재는 SSG에너텍이 유일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