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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7.02.07 07:58:2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요즘 열린우리당의 탈당사태를 보면서 참으로 기이하다는 기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본래 야당은 힘이 없는 관계로 이합집산을 거듭하지만 권력을 갖고 있는 집권여당은 눈덩이처럼 세력이 커지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그런데 어째서 임기가 1년 이상 남아있는 대통령을 버리고 공중분해를 자초하고 있는 것일까? 그 원인을 생각하다보면 이런 사태가 처음도 아니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당선 가능성이 거의 없었던 노무현후보가 천신만고 끝에 당선된 후 민주당은 두 동강이 나고 말았다.

민주당은 토사구팽을 당했다고 분해한 반면, 당을 깨고 나간 열린우리당은 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선 지역주의를 탈피할 수밖에 없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이런 전력을 갖고 있는 열린우리당이 공중분해 되는 모습을 보면서 두 가지 걱정을 하게 된다.

하나는 참여정부의 개혁이 대부분 실패했지만 더러는 지지를 받았던 것도 있었다는 점이다. 열린우리당이 공중분해 되면 그런 정책들도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아쉬움이다. 그 대표적인 게 고위공직자 비리를 수사할 공수처를 만들겠다던 약속이다.

한 때는 법조계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금방 입법이 되는 것처럼 요란을 떨더니 잠잠해진지 오래다. 문제는 공수처를 만들겠다고 할 때보다 법조비리는 더욱 심각하지만 이를 견제할 방안은 전무하다는 것이다. 공수처만큼 여론의 호응을 받았던 게 검경의 수사권 조정문제였으나 이 또한 흐지부지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개혁을 하겠다고 제기만 해놓고 마무리를 못함으로써 혼란만 가중시킨 꼴이다. 조폭이 판검사 못지않은 직업으로 각광을 받는다는 연구보고서가 발표될 만큼 우리사회는 폭력이 난무하고 있다.

검경이 일사불란한 공조체제를 유지해도 소탕하기가 힘든 판인데, 싸움만 붙여놓았으니 폭력이 기승을 부릴 수밖에 없다.

공중분해 되는 여당을 보면서 갖게 되는 두 번째 걱정은 충북출신 국회의원들의 운명은 어떻게 되느냐는 점이다. 지역출신 국회의원이 8명이나 되지만 중앙에서 개혁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하다. 정치란 패거리 싸움이다. 누가 패거리를 많이 만드느냐에 따라서 주도권을 쥐게 된다. 주도권 경쟁에서 탈락한 충북출신 국회의원들은 자연히 중앙정계에서 말발이 안 설 테고, 지역현안을 권력핵심부에 전달할만한 힘도 갖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게 하이닉스 문제이다. 정부가 1라인 증설지로 청주를 확정하면서 WTO규정 위반을 우려해서 비수도권이라고 발표했다는 사실은 당정협의회를 주재한 변재일의원이 증언하고 있다.

그런데도 전국각지에서 유치경쟁에 뛰어들거나 중국이전설까지 보도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정부 당국자가 당정협의회 결정 내용을 공표하든가, 하이닉스에서 청주증설을 확정했다고 발표하면 끝나는 문제이다. 이렇게 단순한 문제조차 해결할 힘이 우리에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충북출신 국회의원들의 운명을 걱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역출신 의원들이 선택할 수 있는 길도 단순하다. 침몰하는 선박을 구하기 위해 끝까지 남아있거나, 살길을 찾아 배를 탈출하는 것이다. 문제는 어느 것을 선택하더라도 정치생명을 보장받기는 힘들다는 예측이다. 그렇다고 한나라당에 러브콜을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니 유일하게 고려해볼 수 있는 방안은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이다. 참여정부가 무능한 정권이란 평가를 받고 있으나 충북 국회의원들은 지역발전을 위해 할 만큼 했다는 소릴 듣고 있는 게 사실이다.

충북 정도100년 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발전한 것도 다 행정중심복합도시로부터 연유된 것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당적을 초월해서 지역이익을 위해 열심히 뛰는 것 뿐이다.

그길 만이 정치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게 지배적인 여론이다.

최 종 웅 /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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