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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이고 호흡이다. 숨을 1분 정도만 멈추어 보자. 금방 가슴이 답답하고 혈압이 오르고 머리가 아파온다. 이제 참았던 숨을 내쉬어 보자. 가슴이 시원해지고 머리가 개운해진다.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우리는 호흡을 지극히 당연하게만 여겨왔기에 그 의미에 대해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호흡은 우리에게 생명이 무엇이고 질서가 무엇인지, 조화가 무엇이고 평화가 무엇인지를 알게 해준다.

호흡은 생명의 가장 자연스러운 표현이다. 들숨과 날숨, 확산과 수렴이 율동적으로 반복되는 호흡 운동은 생명이 어떻게 무질서 속에서도 질서를 유지하며, 변화 가운데서도 안정을 유지하는지를 보여준다. 호흡은 그 자체가 완벽한 순환이고 리듬이며 균형이다. 이러한 순환과 리듬과 균형 속에 가장 차원 높은 질서인 ‘생명’이 유지된다.

참으로 다행한 일은 우리가 호흡을 의식적으로 통제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다. 만약 호흡을 계속 의식해야 한다면 잠을 잘 수도 없고 하루 종일 숨쉬는 것 외에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을 것이다. 맡겨두면 그냥 스스로 알아서 자연스럽게 되는 것, 그것이 바로 호흡으로 표현되는 자연스러운 생명의 법칙이고 창조주의 사랑이다.

이 생명의 리듬을 가르켜 율려律呂라고도 표현한다. 율려는 흔히 음악에서 음양陰陽이 어울리는 방식을 가리키는 말로 알려져 있지만, 원래 창조의 원음原音을 가르키는 말로서 우주 조화의 근원을 의미한다. 율려는 빛과 소리와 파장으로 표현되는 우주의 원리이고 에너지이다. 율려는 천지기운과 천지마음이다.

우리 주위에는 이 자연스러운 생명의 리듬을 보여주는 수많은 형상과 현상과 상징들이 있다. 끊임없이 넘실대는 파도가 그러하고 산맥의 모양이 그러하다. 우리의 뇌파와 무한대 기호(∞)가 그러하다. 물고기의 모양이 그러하고 나뭇잎의 모양이 또한 그러하다.

필자는 자연스러운 생명의 리듬, 율려의 상징을 나뭇잎 모양에서 발견했다. 그래서 이러한 순환의 법칙을 ‘나뭇잎의 법칙’ 또는 ‘호흡의 법칙’, ‘들숨과 날숨의 법칙’ 이라 부른다. 이 법칙을 따르는 것이 율려의 회복하는 것이고 율려의 삶을 사는 것이다.

우리가 의식하든 하지 않든 우리의 호흡은 이 리듬을 충실히 따르고 있으며, 그것이 지금 이 순간 우리를 살아있게 한다. 이러한 호흡의 법칙에 따라 들이마시기 위해서는 내쉬어야 하고, 확산하기 위해서는 수려해야 한다. 내쉬고 비웠을 때 다시 들이마실 수 있다. 그러한 리듬 속에서 생명은 이어지는 것이다. 우리의 호흡과 심장박동,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명 활동이 그러한 율동적인 주기를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

한 개인의 삶이나 한 국가의 역사, 크게 보면 한 종의 생멸까지도 결국 그러한 리듬을 따라 움직인다. 하나의 생명체가 얼마나 건강하게 그 생명력을 유지하는지는 결국 이 리듬을 얼마나 조화롭게 유지하는지에 달려 있다. 한 국가도 마찬가지이고, 인류 전체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이러한 호흡의 법칙이 지켜질 때 우리의 몸과 마음이 건강하고, 이 법칙이 사회적인 차원에서 지켜질 때 사회가 건강하고 평화로울 수 있다.

평화는 숨처럼 쉽고 자연스럽고 편하며 가까이에 존재한다. 평화는 이해하기 어려운 철학적인 주제나 종교적인 개념이 아니라 우리의 호흡이고 생명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화는 누구나 찾을 수 있고 누구나 실현할 수 있다. 동시에 평화는 누구에게나 호흡만큼이나 필요하고 절실한 것이다. 평화는 우리에게 숨과 같은 것이다. 여기에는 누구도 예외가 없다. 평화는 누구에게나 삶의 목적이고 동시에 삶의 기반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화로 가는 첫 단계는 바로 ‘내’가 평화를 실천하는 주체임을 깨닫는 것이다.

/이승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총장, 한국뇌과학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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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