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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7.09.30 23:12:3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대의 도시적 삶은 우리에게 참으로 많은 것을 배우라고 요구하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고 컴퓨터를 사용하고 은행이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은 물론이고 노래하고 춤추며 노는 것까지 배워야 한다. 배우지 않으면 춤출 줄도 모르고 놀 줄도 모른다.

하지만 생명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은 숨을 쉬고 물을 마시는 것처럼 배우지 않아도 되는 아주 단순한 것들이다. 생명과 직결되는 심장박동, 혈압, 체온 등은 우리가 신경 쓰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인다. 일부러 배운 적도 없고 그래서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숨쉬고 먹는 것처럼 우리가 의도대로 조절할 수 있는 것들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숨을 빠르게 쉴 수도 있고 느리게 쉴 수도 있으며 때에 따라서는 아주 잠깐 안 쉴 수도 있다. 많이 먹을 수도 있고, 적게 먹을 수도 있으며 원하면 며칠간 안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일을 배운 적은 없다.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매우 많은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사실, 삶의 가장 중요한 일들은 관리하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진다. 만약 우리가 일일이 챙겨야만 심장이 뛰고 숨을 쉴 수 있다며 어떻게 생명을 유지할 수 있겠는가.

이러한 사실에 감사해 본 적이 있는가 ? 호흡이 편안할 때 그 호흡을 한번 지켜보라. 숨을 쉬는 것이 얼마나 신비롭고 감사한 일인지 그리고 생명이 누구의 것이고, 그 근원이 어디에 있는지를 한번 생각해 보자.

필자는 강연을 한때 항상 하는 놀이가 있다. 특별한 도구가 필요 없는 그저 우리의 몸을 가지고 노는 것이다. 자신의 몸을 북이라고 생각하고 두드리거나, 늘이고 당기고, 주무르기도 하고 어루만져 주기도 한다. 이것을 도인(導引)체조라고 한다. 자신의 몸과 놀 줄 알면, 심심하거나 외로울 틈이 없고, 밖에 나가서 엔터테인먼트를 찾을 필요도 없다. 자신의 몸과 잘 노는 것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이고, 건강과 행복의 지름길이다.

강연 중에 참석자들에게 지금부터 5분을 줄 테니 자유롭게 일어나 운동을 해 보라고 한 적이 있다.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 서로 멀뚱멀뚱 얼굴만 쳐다볼 뿐 어찌할 바를 몰랐다. 마치 한번도 운동을 해 본 적이 없는 사람들처럼, 몸을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처럼 서 있었다.

우리는 배우는데 너무 익숙해 있고 지도받는데 너무 익숙해 있다. 배운 대로 하지 않으면 불안해한다. 배움에 대한 이러한 태도가 우리의 삶을 더욱 복잡하도록 만들고 배움에 대한 강박이 우리를 더 의존적으로 만든다.

의식을 몸의 낮은 중심에 두면 숨은 절로 깊어진다. 감사하는 마음, 기쁜 마음을 지니면 숨은 절로 가벼워진다. 들이쉴 때 감사하고 내쉴 때 하늘에 감사하면 숨은 절로 깊고 가벼워진다. 자연스러워진다. 이 자연스러움이 창조성의 원천이다.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부터 자유가 창조적인 삶의 시작이다.

우리가 뭔가 중요한 선택을 해야 한때 머뭇거리게 하는 생각은 ‘나는 아직 잘 모른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우리의 생명을 유지하는데 꼭 필요한 것은 배울 필요가 없듯, 인생에서 내려야 하는 중요한 결정들은 대개 전문적인 지식과는 관계가 없는 것들이다.

그래서 필자는 항상 ‘뇌에게 물어보라’고 권한다. 자신의 뇌를 믿어주고, 뇌가 자신을 신뢰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자연스러움과 창조성의 원천이다. 뇌는 믿어줄 때 자신의 가능성을 발휘하고, 내가 선택한 것을 반드시 실천할 때 나를 신뢰하고, 무한한 잠재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먼저 자신의 뇌에게 신뢰를 주고, 뇌의 신뢰를 얻어라. 이것이 자신을 사랑하고 당당한 삶을 사는 시작이며, 부모가 아이에게 가르쳐주어야 할 자녀교육의 기본이다.

/이승헌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총장, 한국뇌과학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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