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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를 흔히 '환경의 세기'라고 한다. 선진국일수록 '삶의 질'도 환경부문의 수준에 따라 결정된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보다 높은 삶을 위해선 반드시 쾌적한 환경이 담보돼야 한다는 논리다. 그런데 우리는 다르다. 온 나라가 4대강의 삽질로 몸살을 앓고 있다. 어떤 지역에선 직접적인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좋은 환경 만들자는 4대강 사업이 오히려 주민들에게 좋지 않은 환경을 만들어주는 셈이 됐다.

***인위적 강 개발은 생태계 파괴

환경 개발 사업으로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대상은 야생 동.식물들이다. 각종 개발로 서식처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식처 상실은 야생 동.식물에게 곧 생존의 위협이다.

4대강 사업의 핵심은 강을 준설하고 보를 세우는 일이다. 그런데 이 일은 모든 여울을 사라지게 한다. 생명의 강을 파괴하는 사업이란 비판을 받는 주된 이유도 여기서 비롯된다.

한반도를 찾는 철새 대부분은 수면성 오리다. 이 오리들은 물속에 머리만 넣어 바닥의 수초뿌리나 갯지렁이 등을 먹고 산다. 천연기념물 제201호 큰고니를 비롯해 천연기념물 제202호인 두루미가 그렇다. 세계적 멸종위기종으로 천연기념물 제205호인 노랑부리저어새 등도 마찬가지다.

여울 파괴는 심각하다. 물고기만 영향을 받는 게 아니다. 강을 찾는 모든 철새들을 내쫓는 결과까지 초래한다. 청주에서 실제로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중부 내륙권 최대 규모의 백로무리 집단 서식지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4대강 사업구간인 금강10공구 미호2지구 작천보 주변이 그렇다. 정부는 지난 4월부터 이 곳 보의 높이를 30~50㎝ 높이고 있다. 그러자 백로무리가 직선거리로 500여m 떨어진 송절동 야산으로 이동했다. 현재 확인된 개체수만 1천여 마리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백로의 본 도래지였던 미호천 작천보의 서식환경 파괴에서 비롯됐다. 백로는 주로 얕은 물에서 미꾸라지, 종개 등을 잡아먹고 사는 수면성 오리다. 그런데 보 높이가 30~50㎝ 높아져 더 이상 먹이활동을 할 수 없게 됐다. 여울의 중요성은 이같은 이유에서 강조될 수밖에 없다.

떠나는 것은 당연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결국 지금대로라면 4대강 사업은 물고기들과 철새들의 터전을 파괴하는 사업이 됐다. 수많은 주민들을 정든 고향에서 떠나게 하고 있다. 강변 정화의 이름으로 사람과 동식물들이 이리저리 내몰리는 셈이 됐다. 생각해볼 대목이다.

환경운동연합은 4대강 정비 사업으로 가장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법정보호종 동·식물 12종을 발표했다. 이름조차 낯설고 생김새는 더욱 낯선 종들이 많다. 그러나 우리가 지켜줘야 할 우리 고유의 소중한 생물종들임에 틀림없다.

국토해양부는 4대강 사업이 마무리되면 떠났던 철새가 돌아오고, 지역 경제도 활력을 되찾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보설치 등으로 물 부족을 해소하고 용수 공급능력의 증대를 가져올 것이란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확신할 수 없다. 현실로만 보면 오히려 비관적이다.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찬반 논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다. 그 중 가장 첨예한 사안이 수질과 생태계에 대한 영향이다. 그러나 수질 변화에 대한 예측은 현재 시공 중인 보의 계절별 가동 조건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다. 적어도 아직은 결론 내리기 어렵다. 유동적일 수밖에 없다.

생태계 훼손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다. 많은 전문가들조차 4대강 사업의 가장 뚜렷하고도 큰 부정적 측면이라고 지적한다. 인위적 강 개발은 생태계를 파괴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이다.

***환경보전 대책부터 마련해야

환경이란 말과 함께 충북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만큼 충북은 우수한 자연자원을 통해 맑은 물과 함께 휴식 공간을 제공해 왔다. 청풍명월의 고장인 이유도 다르지 않다.

환경의 시대에 발맞춰 민선 5기 충북 시대를 열어갈 준비가 필요하다. 철새도래지 순천만 갯벌은 매년 200만 명이 찾는다. 경제적 가치도 700억원에 이른다. 창녕 우포늪은 이미 세계적 생태관광 명소다.

충북은 물이 풍부한 지역이다. 강을 따라 역사와 문화가 다양하게 번성했다. 지금도 많은 관광지가 위치하고 있다. 지역의 특성을 살리는 데 집중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제대로 된 환경보전 대책 마련은 각종 개발 전 필수조건이다. 없다면 중단해야 한다. 아무 죄 없는 생물들이 이유도 모른 채 더 이상 살 곳을 잃어선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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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