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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민선 5기를 이끌어나갈 지도자를 뽑는 지방선거의 날이다. 도지사, 교육감, 시장·군수, 도의원, 시·군 의원, 교육의원, 비례대표 광역의원, 비례대표 기초의원 등 1인8표를 처음으로 행사하는 선거여서 다소 혼란스럽겠지만 평소에 점찍어 둔 후보자의 칸에 조용히 붓 뚜껑을 누르는 권리를 꼭 행사해야 하는 날이다. 투표를 하든 말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이나 국가에서 부여한 국민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것은 자유와 평등, 박애를 지향하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도리가 아니다. 이날이 임시 공휴일이기 때문에 약간의 부지런을 떨면 얼마든지 투표를 마치고 산행이나 개인 스케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토크 빌의 말대로 지방자치는 민주주의의 학교다. 우리는 그동안 현대사의 굴곡을 겪으면서 어렵사리 지방자치를 정상 궤도에 올려놓았다. 광복과 더불어 생겨난 지방자치가 한때 군사정권으로 인하여 시들었지만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지방자치의 꽃은 한파와 두꺼운 외투를 헤집고 다시 피어났다. 이 꽃의 관리인은 바로 주민이다. 주민이 관심을 갖고 꽃 가꾸기에 나선다면 지방자치의 꽃은 사시사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줄 것이나 관심이 없으면 다시 시들고 말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투표를 하는 것은 지방자치의 꽃을 활짝 피우는 첫 번째의 행위다. '나 하나쯤 투표를 안 한들 어떠랴'하는 식의 정치 무관심 현상이나 지나친 개인주의 심리가 확산되다 보면 투표율은 곤두박질치고 말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한 표 한 표가 민주주의를 꽃피우는데 물이 되고 거름이 된다는 사실을 망각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국민의 4대 의무에 관해서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에 상응하는 국민의 권리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거나 간과하고 있다. 잘 알다시피 국민의 4대 의무는 국방의 의무, 교육의 의무, 근로의 의무, 납세의 의무 등이다. 4대 의무는 강제성을 띠고 있는 반면 국민의 권리는 본인 의사에 달려있다. 국민의 의무와 권리는 동전의 앞뒤와 같은 것이요 2인3각 경기처럼 한 쌍으로 민주주의의 길을 걷는 것이다. 영국에서, 프랑스에서 국민들은 그 선거권을 따내기 위해 숱한 피를 흘렸으며 그로 인해 시민사회를 여는데 성공했다.

오늘날 국민의 권리는 국가마다 약간 차이는 있으나 대체로 1962년 3월 15일에 발표한 케네디 미 대통령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소비자의 권리선언'이라는 특별교서와 엇비슷한 형태를 보이고 있다. 이 교서에서는 첫 째, 안전할 권리, 둘째 알 권리, 셋째 선택할 권리, 넷째 의사를 반영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다. 국민은 정치의 생산자이자 소비자이므로 지도자를 선택할 권리 및 의사를 반영할 권리를 갖는 것이고 그것은 투표라는 행위를 통해 권리를 행사하게 되는 것이다.

민주주의는 종(從)적인 가치보다 횡(橫)적인 가치에 무게를 둔다. 우리나라에서는 계층이나 남녀를 불문하고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게 된다. 올해는 특수한 사정으로 1인8표를 행사하게 되었지만 말이다. 주권재민(主權在民)이란 말이 있듯 민주주의 국가에서 권력은 주민으로부터 나온다. 이 신성한 권리를 번거롭고 귀찮다고 해서 기권을 해서야 되겠는가.

통계로 보면 대개 선진국의 투표율은 낮고 후진국의 투표율은 높다. 우리나라도 선거를 거듭할수록 투표율은 하향곡선을 그린다. 그러나 이 등식(等式)을 모범답안이라고 합리화할 수는 없다. 투표율도 높고 정치 성숙도나 국민소득도 높다면 다다익선이다. 역대 선거를 통해서 보면 농촌의 투표율이 도시의 투표율보다 높다. 농촌에서는 만삭의 임산부나 심지어 상(喪)을 당한 상주까지 굴건제복을 하고 투표장으로 향하는데 도시의 젊은이들 상당수는 투표를 포기하고 자기만의 휴식을 즐기는 취향을 보이고 있다. 과연 이러고도 이 땅의 민주주의가 어떻고 지방자치가 어떻다는 둥 민주주의를 논할 자격이 있는가 묻고 싶다.

유권자는 신성한 한 표를 꼭 행사하고 후보자는 겸허하게 유권자의 심판을 받아들이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민주주의의 꽃봉오리를 피우는 첫 작업은 우리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우리의 지도자를 우리의 손으로 뽑는데 있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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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