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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범

충북대 법학부

지난해 봄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에서 전화가 왔다. 나와 일치하는 사람이 있는데, 혹시 기증할 의사가 있는지 물어보는 선생님의 질문에 몇 년 전 기증을 동의했던 일이 떠올랐다.아직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인지라 당장 기증할 수 없을 것 같다는 나의 말에 방학기간으로 일정을 조정해줬다. 그렇게 나의 소중한 추억은 시작됐다.

사실 몇 해 전, 기증에 동의할 때만 하더라도 일치율이 높지 않다고 알고 있었기에 이렇게 기증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은 하지 않았다. 또 솔직히 동의하면서도 다음에 연락이 온다면 꼭 기증하리라고 마음먹은 것도 아니었다.

하지만 전화를 받은 그 순간 기증 결정을 내리는 것은 크게 힘든 일이 아니었다. 왠지 지금 기증을 하지 않으면 꼭 후회할 것 같다는 생각과 함께, 한편으로는 누군가 나에게 소중한 선물을 주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증을 하는 과정은 크게 힘들지 않았다. 조혈모세포 일치를 재확인하기 위해 혈액채취를 하고 건강검진을 한번 받았다. 채취하기 전 4일에 걸쳐서 유도제를 맞는 일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오히려 잘 해보지도 못한 건강검진을 받아 좋았다. 기증준비과정이 지나고 3일 간의 입원을 통해 조혈모세포채취를 쉽게 끝냈다. 그리고 나는 또 다시 일상 속으로 돌아왔다.

벌써 기증한 것이 반 년 정도 지났다. 모든 생활은 변함없이 그대로 계속되고 있지만, 나는 보이지 않는 좋은 선물을 받은 것 같아 기분이 참 좋다. 별 생각 없이 해오던 헌혈도 나에겐 쉬운 일이지만, 더 크게 느껴졌다. 그 동안 보지 못하던 봉사라는 생활에도 조금 눈을 뜨게 됐다.

더불어 지금까지는 직접 보고,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만 즐거움을 찾았지만, 이제는 보이지 않고 만날 수 없는 사람들과의 사이에서도 나눌 수 있는 행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기증 이후, 주변의 사람들은 저에게 좋은 일 했다며 칭찬해주곤 했지만 사실은 내가 얻고 배운 것이 많아 더 쑥스러웠다. 어찌 보면 기증을 한다는 것, 원한다고 즉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나에겐 더욱 값진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여러분들도 망설이지 말고 어서 좋은 선물을 나누어 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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