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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회 어린이날… '특별한 하루' 동행취재

복지시설 아동 등 97명 놀이동산 방문
"사회 각계각층의 지속적인 관심 절실"

  • 웹출고시간2010.05.03 19:45:2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편집자 주

어린이날이 돌아왔다. 웬만해선 엄마, 아빠가 사달라는 선물을 모두 사주는 날이다. 그래서 더 없이 좋은 날이다. 그러나 이 아이들은 받을 선물도, 사달라고 조를 사람도 없다. 바로 부모가 없는 복지시설 아동들이다. 부모가 없으니 당연히 놀이동산을 가봤을 리 없다. 그런데 이 아이들에게 '깜짝 선물'이 주어졌다. 지난 2일 충북지역 복지시설 및 조손 가정, 저소득층 가정 아동 97명은 충북도와 어린이재단 충북지역본부의 도움으로 난생 처음 놀이동산(용인 에버랜드)을 방문했다. 이들의 5월 나들이를 동행취재 했다.

아이들이 인솔교사와 함께 튤립 앞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 임장규 기자
다행이다. 비가 안 온다. 비 걱정에 잠도 제대로 못 잤지만 괜찮다. 잠이야 오늘 밤 다시 자면 그만이다. 그 보다 더 중요한 건 '바이킹'이다.

콧노래를 타고 오전 9시 청주체육관을 출발한 버스는 오전 10시30분께 용인 에버랜드에 도착했다. 노란 티셔츠를 입은 아이들은 인솔교사의 구령에 맞춰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군 의장대도 이보다는 정확하지 않다. "말을 안 들으면 놀이기구를 안 태워준다"는 인솔교사의 협박(?)은 참모총장의 불호령보다 더 무섭다.

아이들에게 간식으로 설탕과자와 탄산음료가 주어졌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상하게 생긴 과자를 몇 입 베어 물더니 이내 쓰레기통에 버린다. 맛이 없단다. 어린이재단 한전복 본부장은 "이런 과자를 먹어본 적이 없어서 입맛에 안 맞는 것"이라고 했다.

놀이기구를 탄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 임장규 기자
"으아아악~!" 충주에서 온 성훈(가명·11)이와 철민(가명·11)이의 목소리가 바람을 가른다. 꽈배기처럼 생긴 놀이기구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더니 결국 탄 모양이다.

"어휴, 죽을 뻔했네. 근데 무지 재밌어요. 이번엔 더 무서운 걸 탈 거에요" 성훈이는 2분 동안의 '짜릿함'이 아쉬운 지 바이킹 놀이기구 앞으로 후다닥 뛰어갔다.

로데오 놀이기구 앞에서 한바탕 입씨름이 벌어졌다. "이건 안 무섭다"는 인솔교사와 "죽어도 못 탄다"는 여학생의 밀고 당기기가 10분 동안 이어졌다. 결과는 인솔교사의 승. 얼마 후 여학생 2명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안 무섭다는 말을 믿은 게 실수였다. 살짝 삐친 여학생들을 달래는 데는 햄버거가 최고다.

용인 에버랜드를 찾은 충북지역 시설 및 조손가정, 저소득층 아동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임장규 기자
"우와, 호랑이다" TV에서만 보던 호랑이가 노려본다. 오금이 '찌릿찌릿' 저려오지만 "어흥"하며 호랑이를 놀려본다. 보은에서 온 현수(가명·8)의 기백에 놀랐는지 만사가 귀찮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호랑이는 이내 하품을 하며 꼬리를 내린다. 현수는 "나한테 겁 먹었다"며 깔깔 거렸다.

아이들의 놀이공원 나들이는 오후 3시30분에 끝났다. 아쉬운 마음이야 굴뚝같았지만 청주에 돌아가면 스테이크를 사준다고 하니 여전히 신이 난다.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는 '어린이 날' 노래가 흘러나왔다.

행사를 주관한 충북도 홍기운 아동·보육팀장은 "시설 아동들이 오늘처럼 매일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 각계각층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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