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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4.21 20:28:15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예로부터 충청도 사람들은 욕심이 없었다. 크게 모나지도 않았고, 지역감정도 없었다.

전라도, 경상도 사람 모두가 한 데 어울릴 수 있는 곳이 충청도였다. 충청의 '충(忠)'자도 '가운데 중(中)'과 '마음 심(心)'자가 합쳐져 '마음의 중심'이라는 뜻으로 쓰인 게 아닌가 싶다.

충청도의 대표적인 도시 청주(淸州)도 전형적인 양반의 고장이었다. 청주 유생들은 물을 보며 마음을 다스렸다. 빠르지도, 넘치지도 않는 물의 흐름은 충청도 양반의 팔자걸음을 쏙 빼닮았다. 그 이름 하여 '무심천(無心川)'. 말뜻 그대로 욕심이 없는 물이다.

길이 34.50km, 유역면적 197.32㎢의 무심천은 청원군 낭성면 남부 산지에서 발원, 남서쪽으로 흐르다가 가덕면 서부에서 북서쪽으로 방향을 바꿔 청주 시가지로 흘러든다. 물길은 동쪽의 낙가산 연맥과 서쪽의 구릉지 사이에 안긴 시가지 중심부를 지나 강서과 북일면의 경계를 이루면서 미호천에 합류한다.

지역의 문인 한병호는 '무심천 둑길을 걸으며'라는 시에서 무심천을 이렇게 노래했다.

'무심천을 바라본다/ 흐르는 물빛도/ 떠다니는 유람선도 없다/ 하루종일 바라봐도 아무 것도 없다/ 사람들이/ 구름처럼 모여왔다 구름처럼 흘러가는/ 바람의 빈 여울목/ 10년을 바라보아도/ 100년을 바라보아도/ 보이는게 없다/ 보이는건 빈하늘 뿐이다/ 어떤 이는/ 미라보다리 밑에 흐르는 세느강을 생각한다지만/ 무심천은/ 이대로가 좋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이대로가 좋다'

무심천은 역시 이대로가 좋다. 지난 1970년대 후반 직강(直江)으로 수로를 바꾼 뒤 얼마나 많은 오염피해를 겪었는가. 다행히 청주시가 지난 2002년부터 2007년까지 '무심천 자연형 하천 정비사업'을 벌인 결과, 무심천은 옛 맛을 되찾았다. 1급수에만 사는 버들치와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흰목물떼새, 큰고니 등 수백 종의 동물들이 되돌아왔다.

어디 그 뿐인가. 여름만 되면 무심천에서 물장구를 치는 어린아이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게 됐다. 도시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광경이다.

최근 4대강 사업을 놓고 이렇다 저렇다 말들이 많다. 무심천은 하천인 관계로 사업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혹시라도 손을 대려 한다면 그만 두길 권한다. 무심천은 역시 이대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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