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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4.12 19:08:56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정치선진화는 공천 개혁에서 시작된다. 비리전력자나 철새정치인은 공천에서 배제·배척해야 맞다. 계파 안배식 공천과 돈 공천의 고리는 반드시 끊어야 한다. 지당한 말씀이다. 제대로 안 지켜지니 문제다.

그나마 충북에선 작은 공천 개혁이 연이어 일어나고 있다. 옥천 이원면의 주민추천 군의원 후보 선출, 한나라당 청주시장 후보 단일화 등이 그렇다. 다행이다.

6·2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당은 본격적인 선거체제로 돌입했다. 시민사회는 '공천 개혁'을 화두로 내걸었다. 선거 때마다 있는 일이다. 하지만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정당정치의 변치 않는 구태 때문이다. 그래도 충북에선 고무적인 일이 생겼다. 하나는 한나라당 청주시장 후보 단일화다. 다른 하나는 옥천군 이원면 주민들의 군의원 후보 주민추천이다. 모두 작은 선거 혁명이다.

지난 주 김동기 청주시장 예비후보가 전격 사퇴했다. 남상우 시장에게 세웠던 날카로운 대립각도 풀었다. 자신이 소속된 당의 후보 단일화를 위해서다. 곧바로 남 시장은 한나라당 청주시장 단일후보가 됐다.

김 예비후보는 지방선거가 중앙정치의 대리전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는 현 상황을 질타했다. 그리고 무분별한 경선의 낭비와 후유증을 지적했다. 속내야 어떠하든 김 예비후보의 판단은 고뇌에 찬 결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김 예비후보는 불복의 선거문화가 만연한 정치풍토에도 일침을 가했다. 사퇴란 역발상을 통해 지방정치의 패러다임을 바꾼 셈이다. 선거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린 신선한 충격이기도 하다.

옥천군 이원면 주민들의 공천 혁명은 더욱 아름답다. 정말 칭찬할 만하다. 주민들은 스스로 군의원 후보 단일화에 나서 성공했다. 전국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예다. 충북에서는 물론 처음이다.

당초 4명의 후보가 군의원 선거에 출마하려 했다. 그러자 주민들이 나섰다. 4명이 모두 나설 경우 지역의 반목과 갈등만 심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랑 품은 배척은 통했다.

주민들은 당과 관계없이 4명의 후보에 대한 전화여론조사를 실시했다. 후보들도 출마욕심을 접고 기꺼이 여론조사에 응했다. 결국 가장 높은 지지율을 받은 한 후보가 '이원면민 군의원후보'로 추대됐다.

민주사회에서 피선거권은 보장된 권리다. 그럼에도 이들은 소아적인 개인 욕심보다 지역과 우리라는 큰 틀에 자신을 던졌다. 그리고 결과에 깨끗이 승복했다. 참 멋진 승부였다. 놀라운 일이다.

사실 지방선거가 지역일꾼을 뽑는 축제라는 말은 헛구호에 머물고 있다. 지지고 볶고 싸우는 전쟁터 같은 것이 요즘 선거판의 현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청주시장 후보 단일화나 이원면 군의원 주민추천은 아주 큰 의미를 갖는다. '작은 선거혁명'으로 일컫는 이유다.

현재의 선거판은 혼돈의 가치가 난무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두 사건은 큰 울림을 주기에 충분하다. 아니 선거혁명으로 기록될 충분한 가치가 있다. 아쉬움만 난무하는 작금의 선거판에 청량제와 같은 소식이이기도 하다.

선거가 두 달 앞으로 다가왔다.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예고돼 있다. 선거승리를 위한 치열한 선거전도 불가피하다. 혈전상황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이 나서면 치유할 수 있다. '배척의 선택'은 '책임의 고귀함'으로 승화할 수 있다.

선거철만 되면 으레 떠오르는 말들이 있다. '혼탁' '과열' '갈등' '이전투구' 등이다. 어지럽고 혼란스런 말들이다. 그러나 주민들의 멋진 요구와 후보들의 값진 포기는 지방선거를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우리는 그 예를 옥천 이원면과 청주에서 봤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이 반드시 할 게 있다. 침묵의 포기다. 침묵은 은폐를 위한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 선거에선 더욱 그렇다. 잘못이 있는 후보는 가려내야 한다. 그리고 강력한 배제와 배척을 요구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못하면 유권자들이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침묵하는 것은 자칫 범죄가 될 수 있다. 침묵이 거짓말을 방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의 선진화는 나라의 선진화다. 정치의 선진화 없이는 나라의 선진화가 이뤄 질 수 없다. 그 중심에 유권자가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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