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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동서성 김생(金生) 이름 간직해야"

금석문연구가 박영돈씨 서체 3374자 집자 성공
충주 석종사에 '전유암산가서' 비문 제작 설치…재조명 염원

  • 웹출고시간2010.04.08 11:38:0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충주출신으로 80평생을 오로지 글씨만 써서 입신의 경지에 올라 '신라의 왕희지'로 추앙받는 '해동서성(海東書聖)' '김생(金生)'에 대한 연구가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한 금석문 연구가가 자신이 직접 김생의 서체 3374자를 찾아내고 이를 집자해 비문까지 제작·설치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서울에 거주하는 박영돈씨(74)는 최근 충주 석종사에 김생이 직접 썼던 '전유암산가서(田遊巖山家序)'의 서체를 집자해 비를 세웠다. 여기에는 비문과 글씨에 조예가 깊은 석종사 선원장 혜국스님의 도움이 컸다.

박씨가 김생서체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이미 오래전으로, 박씨는 지난 2006년 경북 군위 인각사에 복원된 일연선사비(보물 제428호)와 2008년 춘천 청평산 문수원기비 복원에도 큰 역할을 했으며, 지난해에는 고려 광종때 건립된 '태자사 낭공대사 백월서운탑비' 비문의 원형을 거의 완벽하게 되살림으로써 탑비 복원의 토대를 마련했다.

박씨는 '낭공대사비문'이 '해동의 서성', '신라의 왕희지'로 추앙받는 신라 김생(711~791)의 글씨를 집자해 새긴 것이라는데 놀랐고 불교사적인 가치는 물론 서예사에 있어서도 큰 의미가 있음을 즉시 알 수 있었다.

당시 그는 김생의 원형을 찾기 위해 버클리대 아사미문고까지 찾아갔으며, 30년간 수집한 여러 탁본 중 글씨가 잘 살아있는 부분을 골라 짜맞춰 낭공대사비 비문의 원형을 되살렸다.

박씨는 "김생의 글씨를 보면 볼수록 왜 서성이라고 했는지, 추사 김정희도 김생의 글씨 앞에서는 감히 호를 쓰지 못하고 왜 그토록 스스로를 낮췄는지를 알 수 있다"며 김생의 서체에 감탄을 쏟아내고 있다.

이번에 집자해 제작한 '전유암산가서'는 당나라 고종때 숭문관학사를 지낸 '전유암'의 시로, 박씨가 찾아낸 김생서체로 김생이 썼던 작품을 복원한 것이다.

"고려학사 홍권이 송나라 사신으로 갈 때 김생의 책 한권을 가지고 가서 보여주니 송의 학자들이 모두 왕희지의 글씨로 알고 김생의 글씨라고 믿어주지 않았을 정도로 이미 김생은 중원에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것"이라는 박씨는 "그 후 일반 서민들이나 민초들이 줄기차게 김생의 글씨를 애호해 왔던 것은 조선조에 와서도 책으로 수없이 출판되고 또 백월비 탁본이 우리나라의 탁본 중에서도 제일 흔하게 많이 볼 수 있는 유물이 된 것은 그만큼 우리 국민들이 애호해 왔다는 증거이며, 국내외의 중요 도서관 목록에도 25개가 눈에 띌 만큼 많은 유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김생이 일반 이름없는 민초가 아니고 귀족이었다면 더 많은 유물과 살아있을 때 직접 쓴 비들이 많이 나왔을 것"이라며 "김생 사후 집자비만 남아있는 게 뜻있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으며, 3374자란 적지않은 양의 서체를 집자 복원할 수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또 "우리 문화사에서 김생의 이름을 소중히 간직해야 하는 가를 새삼 신중히 생각해 볼 때"라며 "김생을 가장 잘 알고 연구해야 할 충주지역에서 더욱 활발하게 조명하고 고증작업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충주 / 김주철기자 kimjc@cb21.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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