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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3.23 13:30:5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임승빈 시인

언덕에 한 그루 회화나무 서 있으면/ 미안타 자꾸 미안타/ 다시 그 언덕 더 환한 한켠에/ 두어 개 해바라기가 피어 있으면/ 그래도 미안타 나는 미안타/ 남편 자식 할 것 없이 속만 썩여서/ 이래저래 억장 무너질 때마다/ 억지로 돌아누워 잠을 청하시던 어머니/ 감기지 않는 눈 질끈 힘주어 감고/ 훤한 낮잠으로 그렇게 평화로운 언덕을 만드시던 어머니/ 오늘은 또 내 낮잠을 위해/ 저기 저렇게 그 언덕으로 누워 계신다/ 해보다 더 부신 몇 개의 해바라기를 세우신다/ 날보고 그 언덕 기대어/ 낮잠이나 한숨 맘 편히 자라 하신다/ 그래서 미안타 자꾸 미안타 (시집 '흐르는 말' 중 '언덕' 전문)

임승빈(청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시인의 다섯 번째 시집 '흐르는 말'이 출간됐다. 네 번째 시집(1998년) 이후 12년 만이다.

시집에는 모두 58편의 시가 실렸다. 그 중에는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과 죄송한 마음을 담은 10편의 시가 있다.

'언덕' '흐르는 말' '밥' '벼랑' 등이 그것인데 생전의 어머니를 회상하며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독백양식으로 표현했다.

"시집을 꼭 독자에게 사랑받기 위해 쓰는 것은 아니에요. 이번 시는 정말 예술로 승부하는 시집을 내고 싶었는데 '이게 아니다'하는 생각도 들고 해서, 다음 시집은 더 예술성을 가미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가 선보인 네 번째 시집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쓴 목적시였다.

매년 3~4년에 한 번씩 시집을 냈었는데 이번 시집이 나오기까지는 수많은 시를 써 왔음에도 꽤 오랜 공백이 지난 셈이다.

시인은 2년 전 어머니를 하늘나라로 보냈다. 그리고 생전에 하지 못했던 가슴 속에 묻어둔 말을 이제야 각 시편을 통해 이야기한다.

어머니의 병수발을 들었던 아내, 그런 아내가 사과를 깎아주는 모습을 보고 쓴 '나비'라는 시도 수록됐다.

그는 "사람이 죽어서 가는 곳은 바로 자식의 가슴속이라는데 아직도 어머니란 말이 가슴을 때린다"며 "부족한 시편들을 어머니께 그리운 노래로 바친다"고 밝혔다.

모두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 자연과의 교감을 노래했고 2부에서는 어머니, 가족, 이별의 아픔 등을, 3부에서는 사찰기행, 순례 등을 하면서 느낀점, 4부에서는 카톨릭에서 이야기하는 기도와 생활에서 느낀 생활시를 담았다.

지난 1983년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등단한 임 시인은 시집으로 '아버지는 두릅나무 새순만 따고', '분리된 꿈', '속초행', '하늘뜨락'이 있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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