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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운동 충북대표 6인 민족자결주의 제대로 이해 못했다

충대 박걸순교수 당시 공판기록 분석
"조선도 포함" 오인 나라보다 종교 우선시

  • 웹출고시간2010.03.22 20:06:3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손병희는 비롯한 충북출신 3.1운동 민족대표 모두는 당시 민족자결주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뿐만 아니라 국가보다 종교를 우선하는 의식을 지녔다는 주장도 제기돼, 향후 보다 폭넓은 독립운동사 연구가 요구되고 있다.

충북대 박걸순(사진) 교수는 최근 발간된 '중원문화연구' 제 13집에 '3.1운동 공판기록을 통해 본 충북출신 민족대표의 독립사상' 제목의 논문을 발표했다.

박 교수는 논문에서 지금까지의 통념을 뒤엎고 '손병희, 권동진, 권병덕, 신석구, 신홍식, 정춘수 등 3.1운동 6인의 충북대표는 민족자결주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논문에 따르면 손병희는 웰슨이 주창한 민족자결주의가 조선에도 똑같이 적용되는 것으로 알았다. 다음은 경성지방법원의 신문조서 내용으로, 본문중 '강화회의'는 1차대전 종전 후 열린 파리강화회의, '그것'은 조선독립을 의미하고 있다..

"강화회의에 그것을 내면 반드시 토의에 오르고, 토의에 오르면 자연히 그 일에 대하여 일본과 교섭이 시작된다. 그러면 독립이 시작될 것이다"(1919년 4월 1일).

권동진도 민족자결주의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기는 마차가지였다. 논문에 의하면 권동진은 같은 시기 신문조서에서 "민족자결은 전란에 관게없는 조선과 같은 나라에도 그 범위가 속한다고 본다"라고 밝혔다.

이밖에 신석구는 "세계의 전민족에 대한 문제", 신흥식 역시 "조선도 그 범주에 들어간다", 정추수는 "민족자결을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등 역시 민족자결주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3.1운동 충북출신 민족대표는 웰슨이 주창한 민족자결주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우암산 삼일공원 모습.

박 교수는 "충북출신 3.1운동 민족대표 6인의 민족자결주의에 대한 인식은 다분히 낭만적 기대와 환상을 크게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민족자결주의를 독립의 기회로 적극 활용하려 했다는 기존의 견해는 제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당시 충북출신 대표 대부분은 나라보다 종교를 우선시하는 등 종교 계몽주의자로서의 일면을 확연히 보였다.

논문에 따르면 이중 손병희는 신문조서에서 "종교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조선의 독립을 기도한 것", "나는 나라보다 천도교 쪽을 귀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등의 말을 직접 내뱉는다.

박 교수는 "당시 충북출신 대표들은 민중을 역사변혁의 주체로도 인식하지 않았다"며 "다만 일부 민족대표들이 지방의 만세시위를 준비하거나 지도한 것은 별도로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

/ 조혁연 대기자
 

☞ 민족자결주의

1차대전 종전 후 미국 웰슨 대통령이 주장한 민족자결주의는 겉으로는 민족자결를 외치고 있으나 실제는 패전국 독일, 오스트리아 식민지를 독립시키려 했다는 것이 학계의 통설이다.

따라서 전승국 식민지에는 이 원칙이 거의 적용되지 않았고, 더욱이 일본의 식민지였던 조선의 독립에는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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