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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3.15 18:36:22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우리나라의 정치는 4류, 관료와 행정조직은 3류, 기업은 2류다." 지난 1995년 삼성 이건희 회장이 중국 베이징에서 한 유명한 말이다.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그리고 15년이 흘렀다. 하지만 아직도 정치는 3류 언저리에 있다.

6.2지방선거가 곧 열린다. 이번 선거가 옛날 정치의 악습에서 자유롭지 못한 풀뿌리 정치 체제를 개혁하는 기회가 되길 소망한다.

***국익차원 정보수집은 필요

3류 정치의 원인은 많다. 그러나 오늘 칼럼에선 정치권의 뒷조사로 제한해 보려 한다. 정치판에서 뒷조사는 늘 있다. 시대와 지역의 구분도 없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권 등 권위주의 시대에는 정권유지의 필수 수단이었다.

뒷조사는 마약 같다. 선거 등 주요 정치행사가 있으면 언제나 등장했다. 어떤 이들이나 집단은 '뒷조사를 당하고 있다'는 설을 퍼뜨리곤 했다. 반사이익을 위해서다. 하지만 뒷조사의 끝이 항상 좋지는 않았다.

3월로 접어들면서 6.2지방선거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그러자 어김없이 뒷조사 설이 나돌고 있다. 충북지역도 마찬가지다. 주요 피대상은 지방선거에 뛰어든 전직 공무원들이다. 유력한 출마예상 후보 주변인들은 벌써 몇 차례 사법기관의 조사를 받았다고 한다.

대부분 예상 후보와 돈거래나 사업관련 여부를 묻는 질문이었다고 한다. '시대가 어느 시댄데…'식의 푸념이 쏟아진다. 어떤 이들은 술자리 등에서 불만을 토로한다.

최근 인터넷에 떠도는 뒷조사 우스개 하나를 소개하면 이렇다. 어떤 부인이 남편의 행동을 수상히 여겨 사립탐정에게 남편의 뒷조사를 의뢰했다. 하루 동안 남편을 미행한 사립탐정은 남편의 하루 행적을 부인에게 보고했다.

"남편께서 한 술집에 들렀다가 노래방을 거쳐 마지막엔 모텔로 들어가시더군요." "그럼 모텔에 간 사실로도 이혼을 청구할 수 있겠군요." "글쎄요, 그게..." "왜요· 내말이 틀렸나요·"

"그게 말이죠…, 어제 남편께서는 저녁 내내 부인의 뒤만 미행했거든요."

뒷조사의 '모순성'과 '낭패성'을 희화적으로 웅변하고 있다. 남의 잘못만을 들춰내 응징하려다 스스로 자기함정에 빠지는 모순에 대한 풍자다. 뒷조사의 좋지 않은 말로까지 짐작케 하고 있다.

얼마 전 한나라당 친박계인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이 자파 소속의원들에 대한 뒷조사설을 제기했다. 정부는 물론 부인하고 있다. 정부의 주장이 맞는지 반사이익을 노린 '자작극'인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정보수집 활동이 부쩍 강화됐다는 게 오피니언 리더들의 공통적인 얘기다. 국회에만 각 기관에서 나온 수 십 명 규모의 정보원들이 매일 상주하다시피 하고 있다고 한다.

정보수집이 특정 분야에 치우치면 좋지 않다. 정작 국정운영에 필요한 정보가 취합되지 않을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과도한 정보수집 활동은 없었는지 파악해야 한다. 또 부적절한 수집이 이뤄지는 건 아닌지 중간점검 해야 한다.

국가의 정보수집 활동은 꼭 필요하다. 국익 차원의 활동이라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정보수집 활동이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뒷조사로 전락돼선 곤란하다. 선거 등 민감한 시기에 뒷조사는 그 자체만으로 대단한 위력을 갖는다. 우리 정치문화의 후진성 때문이다.

정보가 편중되면 전 정권에서 한탄했던 일이 반복되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지금은 지방선거가 치러지는 민감한 시기다. 자칫 과도한 행동은 오해받기 쉽다.

***시대에 맞는 정치 철학 절실

남의 비리나 약점을 알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일반적 속성일 수 있다. 권력자들은 더 쉽게 이런 유혹에 더 빠질 수 있다. 자기 입지를 굳히고 정적까지 몰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뒷조사의 대표적 방법은 사찰(査察)이다. 그러나 사찰이란 단어는 암울한 시대를 겪으면서 시대적 의미까지 변했다. '조사하여 살핀다'는 본래 의미는 크게 전도돼 남의 약점을 뒤로 캐낸다는 부정적 느낌이 훨씬 커졌다. 무시무시할 때도 있다.

정보수집 활동이 특정인들에게 치중되거나 과도하면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 우선 피대상자들의 피로감이 심각할 수밖에 없다. 정보를 수집하는 사람들도 피곤하긴 마찬가지다.

뒷조사는 정치의 비열한 후진성을 상징한다. 지금은 21세기다. 시대에 걸맞는 정치철학 정립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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