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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3.09 15:22:18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

커트 보네거트 (지은이) | 김한영 (옮긴이) | 문학동네, 304쪽, 1만2천원

모든 것이 자동화된 시대, 인간의 노동이 하찮아진 시대, 돈이 곧 권력인 시대에 인간의 고귀함을 탐구하고자 나선 주정뱅이 백만장자의 유쾌한 모험담을 그린 소설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 씨'가 출간됐다.

이 책은 국내에 처음 번역 소개되는 커트 보네거트의 소설이다. 커트 보네거트가 가장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던 때인 1965년에 발표한 작품이다.

작가 특유의 인간미가 짙게 배어 있는 이 작품은 전쟁 얘기를 전면으로 다루지 않는다. SF적 요소도 거의 없다.

이 책에서 보네거트는 반전 작가라는, SF소설가라는 명함을 잠시 넣어두고 새로운 탐색에 나선다. 바로 미국 자본주의가 어떤 방식으로 부를 집중시키고, 빈곤한 소외계층을 대규모로 양산해왔는가를 보여준다.

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소재는 '돈'이다. 기본적으로 부와 가난, 보수주의와 박애주의, 돈과 노동과 인간 본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책 내용을 살펴보면 주인공 엘리엇 로즈워터의 증조부 노어 로즈워터는 남북전쟁이 터지자 초기 개척자였던 아버지에게 물려받은 토지 600에이커를 돼지농장으로, 파산 직전의 톱공장을 무기제조소로 전환해 부를 축적하기 시작한다. 이제 막 형성되기 시작한 미합중국의 허점을 간파한 몇몇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 또한 타락한 공직자와 입법자들에게 뇌물을 먹이고, 각종 경영지배권을 매입하고, 금융 거래 쪽으로 손을 뻗어 미국에서 몇 손가락 안에 꼽히는 자산가가 되었던 것이다.

노어는 새뮤얼을 낳고, 새뮤얼은 정치에 관심이 많아 공화당의 막후 실력자로 활약하며 미국의 계급제도를 공고히 하는 데 일조한다.

새뮤얼은 리스터 에임스 로즈워터를 낳았는데, 할아버지와 아버지와는 달리 재산에 별로 관심이 없어 사업에 손을 대지 않고 인디애나 주 상원의원으로 일하며 미국 의회에서 주로 '도덕'을 가르치는 그는 재단을 설립해 물려받은 부를 모두 운용하도록 한다.

그리고 자신의 가장 가까운 후손이 대대로 이사장을 맡도록 강령을 정한다. 이에 따라 그의 아들 엘리엇 로즈워터가 재단의 초대 이사장이 된다.

처음에 엘리엇은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사무실을 내고, 그곳을 그가 소망하는 '아름답고, 자비롭고, 과학적인 모든 일을 하기 위한 본부로 선언'한다.

그러나 한편 술고래였던 로즈워터는 늘 술에 취해 공상과학 소설가들의 회의에 난입하거나 소방관들과 어울리며 이상한 소리나 해대는 등 기행을 일삼더니 어느 날 가출을 감행해 미국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더니, 쇠락한 고향 마을 로즈워터 군에 정착하기로 결심하고, 로즈워터 재단 사무실을 이곳으로 옮겨 '버림받고 쓸모없고 볼품없는 사람들'을 도우며 지내기에 이른다.

작가는 남북전쟁을 기점으로 어떻게 미국 사회에 계급제도가 고착화되었고, 그것이 인간의 삶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어왔는가를 유쾌한 어법으로 풀어나가면서 동시에 엘리엇이라는 독특한 인물을 통해 휴머니즘의 실현 가능성을 제시한다.

로즈워터 재단 상속권을 둘러싸고 벌이는 예상치 못한 반전이 기대를 모으는 작품이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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