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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3.02 18:05:3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이 글은 어느 독일인이 자신의 개인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다. 일본인을 원숭이라고 표현했다는 문제로 일본 유학생 중 한 명이 일본의 어느 인터넷 게시판에 올렸다. 그 후 독일 사이트에도 퍼져나갔고 한국 유학생에 의해 한국어로 번역되어 소개되면서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밴쿠버 동계 올림픽의 열기에 이어 선열의 구국충정이 서린 3월을 맞아 이글의 중요부분을 소개하며 은근과 끈기로 대변되는 한국인의 정체성과 가능성을 다시 음미해본다.

" 아마 당신이 알고 있을 중국과 일본 사이에 한반도가 있고 그곳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보일 것이다. 이야기는 이 조그만 나라의 어느 마라토너가 중심에 있다. 중국과 일본이라는 두 무력에 의존하는 나라 사이에서 놀랍게도 2000년간 한 번도 자주성을 잃어본 적이 없는 기적에 가까운 나라이다. 어느 여름날, 우연히 본 한 장의 사진 때문에 나는 이 나라, 아니 이 민족의 굉장한 이야기에 빠져들고 말았다.

1936년 히틀러 통치시절, 베를린에서 올림픽이 열렸고 그때 두 일본인이 마라톤 경기에서 1위와 3위를 차지했다. 2위는 독일인이었다. 헌데, 시상대에 올라간 이 두 일본인 승리자의 표정, 이것은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슬픈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이 불가사의한 사진, 무엇이 이 두 승리자들을 이런 슬픈 모습으로 시상대에 서세 했는가. 당시 대부분의 불행한 식민지의 청년들은 깊은 고뇌와 번민에 개인의 이상을 희생하고 말았다. 손(손기정)과 남(남승룡)이라고 하는 두 청년들 역시 예외일 수는 없었다. 달림으로써 아마도 자신들의 울분을 표출해야만 했는지도 모른다. 많은 일본인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마침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달렸을 것이다. 달리는 내내 이 두 청년들은 무엇을 생각했을까. 그들의 가슴에는 조국 한국의 태극기 대신에 핏빛 동그라미의 일장기가 있었고 스탠드 역시 이 핏빛 일장기가 올라가고 있었다.

이때 두 청년의 표정이란... 그들은 깊게 고개를 숙인 채 한없이 부끄럽고 슬픈 얼굴을 어느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이 뉴스를 전한 일본 검열하의 한국 신문 eastasia(동아일보를 지칭하는 듯)는 이 사진 속의 일장기를 지워버리고 만다. 이 유니크한 저항의 방법, 일본 정부는 이 신문사를 폐간시키고 만다. 이 우습고도 단순하면서 무지하기까지 한 탄압의 방법으로...마침내 이 민족은 해방되고 강요당한 이데올로기에 의해 무서운 또 한 번의 전쟁을 치룬 후 한강의 기적, 스페인보다도 포르투갈보다도 더 강력한 경제성장을 이루게 된다. 그리고는 1988년 수도 서울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데 이른다. 불과 50년, 태극기조차 가슴에 달 수 없었던 이 나라 아니 이 민족이 올림픽을 개최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개막식, 성화를 들고 경기장에 들어선 작고 여린 소녀 마라토너로부터 성화를 이어받은 사람은 그날 너무나도 슬프고 부끄러워했던 승리자 손(손기정)이었다. 마치 세 살 먹은 어린애와 같이 훨훨 나는 것처럼 즐거워하지 않는가. 어느 연출가가 지시하지 않았지만, 역사란 이처럼 멋지고도 통쾌한 장면을 보여줄 수 있나보다...중략"

일본과 동맹을 맺어 2차대전을 일으켰던 독일의 독일인임에도 편견을 접고 애정 어린 눈길로 한국을 바라보고 있다. 그렇다. 우리는 36년간의 일제치하, 해방,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를 겪고도 단 기간에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룩했고 88서울올림픽과 2002한일 월드컵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그 여세를 몰아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6, 은6, 동2의 메달을 따내며 세계 5위를 기록했다.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가 가슴에 달고 슬퍼했던 핏빛 일장기 대신에 수도 없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고 서로 포옹하며 환희와 기쁨을 나누었다. 올림픽의 하이라이트인 여자 피겨에서는 한국의 김연아가 숙명의 라이벌인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무려 23.06점차로 따돌리며 '은반의 여왕'으로 등극했다. 애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태극기는 핏빛 일장기를 거느리며 게양대로 올라갔다. 남자 스피드 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딴 모태범은 태극기를 목에 두르고 막춤을 추어댔고 쇼트트랙 5000m계주의 은메달리스트 곽윤기는 이른바 '시건방 춤' 세리머니를 선보이며 승리를 자축했다. 손기정의 슬픈 모습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침 이날이 구국선열의 달 3월을 앞둔 때여서 태극기의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 우리는 무슨 일을 하다가 안 되면 '엽전들은 안돼' 하면서 무력감이나 패배주의에 빠질 때가 많다.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는 체격이 작은 동양인으로는 스피드 스케이팅에서 메달 획득이 불가능하다는 통념을 태극전사들이 여보라는 듯 깨고 말았다. 이제 올림픽을 통하여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 가능성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선 선수들의 노력과 함께 전 국민적 성원이 끊이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번 기회에 태극기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다는 것이 큰 수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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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