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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0.02.02 14:13:21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안개 속

고산지 (지은이) | 한비CO, 222쪽, 1만2천원

고산지(본명 고영표) 시인의 간증일기 '안개 속'이 출간됐다.

이 책은 가족과 떨어져 불의의 역경에 대처하는 강인하고 의연한 이 시대 아버지의 모습을 담고 있다.

책 내용은 지난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저자인 고 시인은 당시 수많은 식솔을 거느린 한 회사의 대표였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런 사업 실패로 온 식구가 친척집 지하 단칸방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그리고 시인은 가족들을 남겨둔 채 이국 땅 일본행을 택하게 된다. 자신보다 가족을 위하는 마음에서다.

한 순간 회사의 대표에서 최하층의 프롤레타리아가 된 그는 말조차 통하지 않는 일본에서 불법체류자로 막노동 생활을 하게 된다. 밑바닥 인생으로 50개월을 보내며 상대방의 허물을 감싸 주고 눈감아 주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때 시인이 쓴 일기는 대학노트 열두 권에 이른다. 이 중 첫 번째 기록을 공개해 4,50대 실직 가장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자 했다.

그는 "요즘 우리 사회에서 불가능한 일 한 가지가 퇴직한 남편 존중하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며 "권위의 상실에 대한 박탈감으로 의기소침해진 4,50대 실직 가장들을 위해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에 자신이 쓴 일기 중 첫 권을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실패한 경험, 부끄러운 경험을 감추는 일이야말로 자신의 삶을 비용화시키는 결손 인생"이라며 "실패한 경험을 당당히 밝힘으로써 그 경험이 자산화되고 다른 사람들에게는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하는 안내자가 된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시인은 일본에서 불법체류를 끝내고 귀국하던 날 공항에 마중 나온 아내가 자신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했다. 13kg이나 빠져 수척해진 몰골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첫 번째 일기를 공개함으로써 아이들에게는 떳떳한 아버지로 아내에게는 당당한 남편으로 남고 싶다"고 덧붙였다.

고 시인은 출간에 앞서 '윙크'라는 시를 썼다.

"윙크가 무엇인 줄 아니/ 한 족 눈을 감는 거야/ 상대방의 허물을 감싸주는/ 사랑의 눈을 감는 거야/ 사랑은 두 눈을 뜨고서는 할 수 없기에/ 사랑은 한 쪽 눈을 감는 거야/ 눈 감아 주지 않고는/ 사랑 할 수 없기에/ 사랑을 할려면/ 한 쪽 눈을 감는 거야"라는 내용인데 사랑하는 딸에게 '사랑의 참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여운이 남는 시다.

현실에 굴하지 않고 역경을 이겨낸 그의 모습에서 불운에 처한 모든 이들이 희망과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주식회사 나노신소재 이사를 맡고 있는 고 시인(의정부 영락교회 안수집사)은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청년학교 교사를 맡고 있으며 시집으로는 '비비고 입 맞추어도 끝남이 없는 그리움(1979)', '짠한 당신(2007)' 등이 있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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