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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들썩한 하루하루다. 지난 11일 총리실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발표했다. 그 후 일주일이 지났다. 그런데 우리 사회는 첨예하게 대립구도로 변하고 있다. 민주당은 전면전을 선포했다. 자유선진당 의원들은 삭발투쟁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친이·친박 갈등으로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언론사의 여론조사에 나타난 충청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국론 분열상이 걱정스럽다.

***여론몰이식 홍보는 해법 안 돼

정부의 세종시 수정안 홍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열리고 있는 '국정현안 공유를 위한 국정설명회' 자리에는 여지없이 실·국장급 이상 고위 공무원들이 소집되고 있다.

10개 부처 장관들은 수정안 발표 이후 지역별로 나눠 홍보에 나서고 있다. 각종 국정 현안이 산적한 상태에서 부처의 수장이 자리를 비우고 세종시 홍보에만 올인하는 형국이다.

정부가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이렇게까지 올인하는 이유는 뭘까. 세종시 문제가 단순히 정책 갈등의 수준을 넘었기 때문이다. 세종시가 정권의 명운을 건 정치적 승부수로 변질된 까닭이다.

어떻게든 여론의 향배를 지지 쪽으로 돌리려는 게 정부·여당의 심산이다. 그 대표적 당근책이 원형지 공급 전국 확대다. 세종시 역차별 논란에 따른 수정안 반대 여론과 각 지자체마다 걱정하는 블랙홀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서다.

원형지는 상하수도 등 기반공사만 끝낸 땅을 사업자에게 넘겨 사업자가 마음대로 개발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그 자체가 파격적인 특혜로 난개발을 조장할 수 있다. 그래서 원형지 개발은 국가와 지방정부, 대통령령이 정하는 공기업만 할 수 있게 법에 규정하고 있다.

정부 스스로 특혜 조장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전국 10곳의 혁신도시와 6곳의 기업도시에 세종시와 같은 방식이 적용되면 땅값 특혜 규모는 상상조차 어렵다. 토지주택공사가 입게 될 손실은 가능하기 어렵다.

원형지 공급은 특혜 문제로만 끝나는 게 아니다. 정부는 상업용지 매각 등으로 손실을 메울 방침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상당부분 국민 세금으로 보전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의 정책 일관성과 신뢰성에 손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수용권 남용 문제도 곧바로 야기된다. 원주민들 사이에서 일고 있는 환매권 소송 움직임이 그 증거이고 증명이다.

원형지 공급은 이렇듯 심각한 부작용을 나을 수 있다. 그런데 전국으로 확대하겠다고 한다. 물론 다른 지역에 세종시 수준의 혜택을 확대 적용하는 게 합당할 수도 있다. 국토균형발전 취지나 지역별 형평성만을 고려한다면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국가경제 전체를 고려한다면 저가 원형지 공급은 포퓰리즘일 뿐이다.

발상 자체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국가 정책 수행을 위한 토지 매입에는 필연적으로 국민 세금이 들어간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국민 세금을 투입해 민간 소유 땅을 사들인 뒤 특정 기업에 싼값에 안겨주자는 논리를 펴고 있다. 정당화하기 어렵다. 신중해야 한다.

세종시는 워낙 중대한 국가대사다. 그런 점에서 일부 특혜 논란도 감수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그 특혜를 무차별적으로 확산시켜 여론몰이에 이용하는 건 옳은 해법이 아니다.

어느 정책이든 찬반이 있다. 그래서 논란은 항상 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우려스럽다. 수정안 찬성과 반대의 간극이 너무 크다. 과열을 진정시키지 않으면 안 될 정도다. 일방통행이나 일방적 요구론 어렵다. 극점을 좁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 현실 진단 필요

세종시 문제가 어느 쪽으로 결론 나든 심각한 부작용을 피할 수 없다. 따라서 논쟁을 좀 더 생산적인 방향으로 끌고 갈 필요가 있다. 그래서 지금 펼쳐지고 있는 각개전투식 분열과 대립의 원심력이 작용하는 것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논쟁을 길게 끌고 가는 것은 국익에 백해무익하다. 열린 마음으로 차분하게 절충점을 찾겠다는 자세가 절실하다. 긴장을 관리하는 방법은 사회마다, 그리고 시대마다 다르다.

정부는 문제점을 해소할 만한 방안부터 마련해야 한다. 방안도 없는 일방적 추진이 낳는 결과는 뻔하다. 급하다고 나중에 감당하지도 못할 일을 벌여선 안 된다. 정부의 책임 있는 현실 진단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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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