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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12.29 15:16:3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트레버

캐서린 라이언 하이디 / 뜨인돌

베푸는 즐거움

요즘 성장소설에 관심이 있던 차에 '트레버'를 소개받아 읽게 되었다.

책을 펼친 순간 한순간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어쩜 이렇게 어린 나이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을까 너무도 대견하다.

트레버가 다니는 학교에 루벤이라는 사회선생님이 전근을 오신다. 선생님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아이디어를 하나씩 생각하고 실천하는 과제를 내준다. 트레버는 다른 사람에게 베풀기 운동을 생각해내고 자신부터 실천을 한다.

트레버는 '다른 사람에게 베풀기'를 이렇게 말한다.

"제가 세 사람에게 아주 좋은 일을 해주는 거예요. 그 사람들이 어떻게 은혜를 갚으면 되냐고 물으면, 다른 사람에게 베풀라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 세 사람이 각각 세 사람씩 돕게 될 거고, 다 합쳐서 아홉 명이 도움을 받게 되죠. 그 다음에는 27명이 도움을 받게 될 거예요."

단, 조건이 있다면 베푸는 일에는 아름다움이 있어야 하며, 그 다음 사람에게도 선의가 전파될 수 있도록 해 낼 사람에게 베풀어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트레버가 도와준 사람은 거리의 부랑자 제리, 혼자 적적하게 사는 그린버그 할머니, 전쟁에서 반쪽 얼굴을 잃은 외로운 사회 선생님. 트레버는 친절이 잘 전파되었는지 알 길이 없어 고민하지만 세상은 소리 없이·서서히 변해가고·있었다.

마지막에 트레버의·죽음이 마음을 아프게 했지만 루벤선생님과 엄마사이의 아이가 트레버의·조건 없이 베풀기 운동을 이어주는 연결 끈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비가 오지 않는 도시

티에닝 / 실천문학사

물기 없이 건조한 사랑

도서관에서 책을 고르다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비가 오지 않는 도시는 어떤 도시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책이 앙증맞은 데다 그림이 예뻐서 펼쳐 보았다. 중국 소설이란다.

초등학교 3학년 여자아이 바이인은 호기심으로 쓰레기통에 버려진 헌 구두를 집으로 가져와 신어 본다. 구두라면 치를 떠는 아버지 바이이허는 구두를 보자 이혼한 아내가 떠올라 치를 떨며 구두를 도끼로 내려친다.

바이이허와 그의 아내는 구두 공장에서 함께 일을 하다 결혼했지만, 아내가 이탈리아에서 온 관리자와 눈이 맞아 이혼했다. 바이이허는 아내에게 버림받은 것을 아이 잘 키우는 것으로 보상 받으려 한다.

그런데 그가 쪼개버린 반쪽짜리 구두에서 생각지도 않은 필름 한 장이 나온다. 그것은 바로 창예시의 잘나가는 상무 부시장 푸윈저와 잡지사 기자 싱글녀인 타오요우자의 부적절한 관계의 사진이었다.

필름을 손에 쥔 바이이허는 사진 속 주인공인· 푸인저에게 협박을 하였으나, 약속 장소에 나온 것은 그의 아내 거페이윈이었다.

남편을 사랑하지도 그렇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기도 내키지 않았던 거페이윈은 남편의 외도 사실을 알고 난 후 가정을 지키기 위해 필사의 노력을 다한다.

사랑과 성공사이에서·갈등하는 푸윈저와 타오요우자.·성에 개방적인 치우예의 드라마틱한 사랑이야기를 읽으며,·빠르게 변화하는 중국의 성 개방풍조가 약간은 놀라웠고, 여성들의 통속적인 삶이 흥미롭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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