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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타할아버지가 소원 들어줬어요"

충북 어린이재단 '산타원정대' 캠페인
조손·한부모가정 아동 271명에 선물

  • 웹출고시간2009.12.23 19:41:07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청주어울림라이온스클럽 이성현 전 회장이 후원아동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함박눈이 내렸다. 창밖은 온통 하얀 세상이었다. 아침부터 동네 꼬마들은 눈싸움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교회에선 크리스마스 캐럴이 흘러 나왔다. 성준(9·가명)이는 그렇게 창문 밖 세상을 구경하며 할머니(81)를 기다리고 있었다.

성준이는 엄마, 아빠가 없다. 아니, 있긴 있는데 없는 거나 마찬가지다. 성준이의 부모는 성준이가 3살 때 각자의 길을 택했다. "아빠", "엄마"하며 재잘대는 성준이를 할머니 손에 맡긴 채 둘은 떠났다. 그게 성준이가 본 엄마, 아빠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할머니가 평소보다 늦는다. 폐지를 주우러 나간 할머니는 눈 속에서 종이박스를 찾고 있었다. 눈이 온다고 쉴 수는 없다. 그래야만 끼니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전 9시 쯤, 새벽녘에 나간 할머니가 들어왔다. "우리 아가, 배고프지? 뭐 해줄까" 뭘 해준다고는 했는데 딱히 해줄 게 없다. 폐지 팔아 번 2천원으로는 살만한 반찬거리가 없다.

밥을 먹던 성준이가 달력을 봤다. '25일'. 크리스마스다. 성준이는 올해도 어김없이 빨간 동그라미를 그려놓았다. 매번 실망하긴 했지만.

성준이는 자기가 '나쁜 아이'라고 생각한다. 착한 아이에게만 온다는 산타 할아버지는 한 번도 본적이 없다.

그런데 성준이는 분명 '착한 아이'다. 관절염으로 다리가 불편한 할머니가 안쓰러워 온갖 집안일을 도맡아 한다. 공부도 곧잘 잘한다. 학원이라곤 다녀본 적이 없는 성준이지만 지난 시험에서 전교 7등을 했다. 그런데도 자신을 여전히 '나쁜 아이'라고 생각한다.

성준이가 이번 크리스마스 때 받고 싶은 선물은 '장난감'이다. 한 번도 장난감이라는 것을 가져 본적 없는 성준이는 옆 집 친구의 '변신 로봇'이 부럽기만 하다.

'산타 할아버지. 저도 로봇이 갖고 싶어요'. 성준이는 며칠 째 기도를 하며 잠들었다. 헤진 양말을 머리맡에 둔 채.

"띵동~띵동". 크리스마스 이브를 하루 앞둔 23일. 문 앞에 산타가 서 있다. 할아버지가 아닌 아저씨다. 썰매도 안 보인다. 대신 자동차가 서 있다. 그런게 중요한 게 아니다. 지금 성준이에 앞에 있는 건 분명 '산타클로스'다.

이날 성준이를 찾은 산타는 어린이재단충북지역본부와 청주어울림라이온스클럽 관계자들이었다. 어린이재단충북지역본부가 지난 1일부터 24일까지 도내 조손가정 및 한부모가정 아이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을 전해주기 위한 '2009 동서남북 산타원정대-아이들의 잃어버린 소원을 찾아서' 캠페인의 일환이었다.

성준이는 산타복장을 한 청주어울림라이온스클럽 회원들에게 '변신 로봇'을 선물로 받았다. 옆집 친구보다 더 좋은 로봇이었다. 로봇을 손에 쥔 성준이는 "나도 이제 '착한 아이'가 된 것 같아요"라며 해맑게 웃었다.

이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난생 처음 선물을 받은 아이는 성준이 뿐만이 아니다. 한화보은공장, 한국지역난방공사 청주지사, 외환은행 청주지점 등 사회각계각층에서 이번 캠페인에 동참, 3천320여만원의 후원금으로 도내 271명의 빈곤아동과 4곳의 사회복지시설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지원해줬다.

선물을 받은 아이들이 "산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바로 이말. "메리 크리스마스".

/ 임장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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