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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09.12.01 19:34:24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진보의 미래

320쪽, 1만6천800원, 동녘

故 노무현(1946~2009) 전 대통령의 두 번째 유고집 '진보의 미래'가 발간됐다.

이 책은 노 전 대통령이 자살 직전까지 몰두해온 진보와 민주주의에 대한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책으로 인터넷 카페에 남긴 미공개 육필원고와 육성기록이 담겼다.

진보와 보수, 국가의 역할과 신자유주의에 대한 고민과 인식, 대통령 재직 시절의 한계, 김대중-노무현 정부를 향한 신자유주의라는 비판에 대한 당혹감, 시민주권에 대한 믿음 등이 수록됐다.

1부 '진보의 미래'는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쓴 육필 원고이다. 대통령은 생전에 이 땅의 민주주의와 진보를 위해 한 권의 책을 엮고 싶어 했지만 아쉽게도 미완성으로 끝나고 말았다.

1부는 그 미완성 원고를 있는 그대로 수록했다. '국가의 역할' '보수의 시대, 진보의 시대' '보수의 주장, 진보의 주장' '한국의 진보와 보수' '시민의 역할' 등 노무현 대통령이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 한 사람의 지식인으로서 느낀 문제의식이 오롯이 새겨져 있다. 비록 미완성이지만 노 전 대통령이 고뇌했던 내용과 주제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이 없다.

2부 '진보주의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진보의 미래'를 집필하기 위해 자신이 연구한 내용을 참모진과 학자들에게 구술한 내용이다. 연구 모임은 2008년 12월에 시작해 서거하기 직전인 2009년 5월까지 이어졌는데, 원고를 주제별로 나누어 재구성했다.

'나는 왜 책을 쓰고자 하는가' '진보와 보수를 말하자' '김대중, 노무현은 진보인가' '진보의 대안과 전략을 고민하다' '역사의 진보와 시민의 역할' 등 다섯 가지 주제로 나눠 될 수 있는 한 육성을 그대로 실었다. 이 글을 1부와 함께 읽으면 노 전 대통령이 구상했던 '진보의 미래' 전체 내용을 파악할 수 있다.

여기서 노 전 대통령은 진보와 보수의 차이를 '만원 버스'에 비유했다. 진보주의자는 차가 아무리 비좁더라도 "같이 타고 가자"라고 말하는 사람이고, 보수주의자는 "비좁다, 늦는다, 태우지 마라"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곧 진보의 가치는 자유, 평등, 평화, 박애, 행복을 강조하고 보수의 가치는 시장과 경쟁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진보의 핵심은 '복지'와 '분배'다. 그러나 이 핵심 가치를 말하려고 하면 늘 보수주의의 '경제 성장'이라는 단어 앞에서 무너지고 만다. 곧 보수의 가치로 인해 진보의 가치가 등한시된다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보수주의의 공격에 휘말려 진보적인 정책을 제대로 펼치지 못했다고 아쉬워하며 지금이라도 진보의 가치를 제대로 말하자고 제안한다. 곧 진보가 민주주의의 희망이며 대안이라고 시민들에게 정확히 말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내용을 읽으면 노 전 대통령이 얼마나 진보와 민주주의에 대해 고민했는지에 대해 알 수 있다. 정치인 노무현이 아니라 사상가이자 지식인, 시민으로서의 면모가 더 강하게 느껴진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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