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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영어강사의 나이 잊은 열정

안태영씨, 청주시보훈회관서 매주 강의
교재 직접 제작… "영어 자체가 활려곳"

  • 웹출고시간2009.11.03 17:53:00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매주 목요일 청주시보훈회관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안태영씨.

일본인 다음으로 영어를 못하는 민족이 한국인이란 불명예스런 속설이 있다.

영어 전공자도 아닌 한 80세 노인이 '영어 못한다'는 한국인의 오명을 씻기 위해 강사를 자청하고 나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매주 목요일 청주시보훈회관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이는 82세의 안태영(청주 수동)씨.

안씨의 동년배들이 가장 기피하는 영어가 그에게는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6·25당시 군대에 있던 안씨는 미군정보교환원으로 근무하며 처음 미국이란 나라에 가 영어를 배웠다.

이후 해방을 맞았고 군대를 제대한 그에게 한 번 더 미국을 다녀 올 기회가 찾아왔다. 150달러의 국비를 지원할테니 미국 텍사스의 학교에서 1년 과정으로 전자공학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었다.

안씨는 "당시 유학생을 뽑는 시험이 2차에 걸쳐 진행됐는데 1차 신체검사에서부터 떨어졌다. 기생충이 있다는 이유였는데 합격자를 발표하는 자리에 한 학생이 불참해 이때가 기회다 싶어 대신 출석을 하고 2차 필기시험에 응했다"며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우습지만 지금의 영어 실력은 그때 다져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말했다.

현재 그에게 영어를 배우는 이들은 70대 노인 30여명이다.

1년 전 보훈회관에서 한문수업을 받던 안씨는 강사가 건강상의 이유로 수업을 중단하자 아쉬워하는 수강생들을 위해 영어를 가르치게 됐다. 같은 반 수강생인 정소섭(여·73)씨가 복지회관에서 7년째 영어강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그의 소문을 듣고 제안한 것이다.

안씨는 사비를 털어 만학도들의 교재를 직접 제작할 정도로 열의를 갖고 있다. 미국식 영어발음을 우리말로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발음기호를 달아놓고 영어 발음도 정확하게 교정해주고 있다.

그는 "영어는 쉽게 배워야 흥미를 가질 수 있는데 만학도들 모두가 영어 잘하는 학생들로 거듭나려면 최대한 쉽게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수준에서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시대의 흐름에 맞춰 영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의 열성에 매 시간이 신명나고 영어 자체가 활력소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철학에도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던 그는 몇 해 전 '안구의 얼굴 사전'이란 책을 펴냈고 일본어에도 능통해 아직까지 그는 일어로 된 영어사전을 이용하고 있다.

/ 김수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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