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호 태풍 '종다리'가 북상하고 있는 20일 오후 청주 도심을 뒤덮은 먹구름에서 국지성 호우가 내리기 시작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여름이 지나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처서(處暑)가 코 앞으로 다가왔지만 폭염과 열대야의 기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20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충북 지역은 오는 22일 처서 이후로도 기온은 여전히 높아 열대야와 폭염이 지속될 전망이다.
열대 해상 고온다습한 공기가 국내로 계속 유입되고 있어서다.
열대야는 오후 6시 1분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최저기온이 25도 이상 유지되는 현상을 뜻한다.
특히 청주 지역은 올해 열대야 일수가 34일째 반복되면서 지난 2018년(36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오래 지속되고 있다.
청주 지역 폭염 일수도 31일로 역대 3위를 기록했다.
1위는 2018년 40일, 2위는 1994년 38일로 이달 말까지 더위가 물러가지 않는다면 역대 최장 일수가 기록될 수 있다.
무더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9호 태풍 '종다리'가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
통상 8월 말께 찾아오는 태풍은 더위를 한풀 꺾어주는 역할을 하지만 이번에 찾아오는 태풍 종다리는 더위를 쫓긴 커녕 되레 더위를 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오키나와 남서쪽 부근에서 발생한 종다리는 열대 해상의 고온 다습한 공기를 끌어올리며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한반도로 북상하고 있다.
종다리는 중심기압 998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풍속 초속 19m/s인 소규모 태풍이다.
종다리는 20일 오전께 제주 남서쪽 해상을 지나 북상하다 21일 오전 6시께 충남 서산시 남서쪽 약 70km 부근 해상에서 소멸할 것으로 전망된다.
소멸한 태풍은 21일 오후 6시께 열대저압부로 변질돼 강원 속초시 서쪽 30km 부근 육상에 접근할 예정이다.
종다리는 충북 지역에 직접적 영향을 가하진 않지만, 간접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21~22일 도내 강수량은 30~80㎜다. 이 기간 충북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태풍과 함께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20~30mm 매우 거센 비가 쏟아질 수 있다.
종다리의 영향으로 비가 오면서 무더위가 다소 완화될 수 있지만 고온다습한 공기가 유입되면서 열대야가 이어지겠다.
청주기상지청 관계자는 "태풍 종다리의 영향으로 중부 지방은 비가 내려 기온이 일시적으로 내려갈 수 있지만 야간 기온은 오르면서 열대야가 지속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비가 그친 뒤 다량의 수증기가 발생하면서 습도와 기온이 올라 폭염이 재시작될 확률도 있다"고 덧붙였다.
종다리의 영향으로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에어컨 등 냉방기기 사용량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공사 충북지사에 따르면 올여름 예상 최대 수요 전력은 4천400㎿다.
지난해 8월 22일 측정된 최대 수요전력인 4천357㎿보다 약간 높은 수치다.
최근 예비력은 7천240㎿ 안팎으로 예비율은 7.5% 수준이다.
전력 수급 비상단계를 걱정할 정도는 아니지만 전력수요가 최고치에 이르는 8월 이후에도 전기 사용량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 임성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