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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와 함께하는 쓸모있는 이야기 - 예술이 된 생활용품

공예의 역사 ·실용성과 예술성의 조화-조선시대

  • 웹출고시간2011.09.15 18:28:09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실용성과 예술성의 조화 - 조선시대


화려하고 장엄한 불교미술과 고고하고 우아한 청자를 낳은 고려와는 달리 조선은 유교를 정치이념으로 채택하여 청렴하고 담백한 공예품이 주류를 이루었다. 서민적이고 실용적인 공예가 발달한 것이다.

도자공예는 상감의 화려함 대신 백자의 단아함이 눈에 띄고 분청사기 역시 접시, 매병, 항아리 등 실용적인 용도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 많이 탄생했다.

목공예는 문갑, 탁자, 경대, 필통 등 일반 생활용품이 주를 이루며 흥했으며 십장생 무늬를 넣어 소박한 인간의 염원을 담았다. 나전칠기, 지공예, 자수공예, 짚풀공예 등 수많은 공예품들이 실용성과 예술성의 조화를 이루면서 조선시대 사람들의 삶에 그림자처럼 투영되었다.

그렇지만 조선의 유교는 공예를 서민의 품으로 돌려준 반면에 사농공상은 장인의 능력에 관대하지 않았다. 조선 후기 수많은 예술작품과 장인들이 소홀히 다뤄지거나 소멸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역사의 단절과 뼈아픈 상처- 일제와 8·15

일제강점기는 우리의 역사문화를 단절시키고 정신까지 황폐화시켰다. 옛 것과 새로운 것이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융합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발산하고 시대정신으로 꽃피워야 할 문화가 최대 고비를 맞은 것이다.

일본은 임진왜란 이후 끊임없이 한국의 문화재를 약탈해 가고 도공을 끌고 갔으며, 심지어는 조선의 정신까지 왜곡 및 말살하려 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국보급 각종 문화재 수탈과 민족문화말살이 극에 달했다. 현재 조선총독부 등을 통해 일본으로 건너간 문화재만 6만여 점이 되며 이 중 도쿄국립박물관에 914점, 영락미술관에 260점이 소장돼 있다.

8·15해방 후에는 이 같은 뼈아픈 역사를 보듬을 틈도 없이 산업화의 틈바구니에 접어들어야 했으며 6·25 전쟁을 통해 또 한 번 우리의 문화가 상처를 입어야 했다. 산업화는 대량생산과 물질화를 양산하면서 수공예가 퇴색되기 시작했으며 이런 와중에 유학파를 중심으로 새로운 서구의 공예사조가 들어오면서 전통공예와 현대공예의 간극이 생겨났다. 전통과 현대, 순수공예와 생활공예, 디자인과 산업의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일본으로 건너간 한국의 문화재, 한반도에서 유출된 문화재는 일본 궁내청이나 도쿄.교토의 국립박물관, 국립공문서관 내각 문고, 도쿄대, 와세다대 등 국공립 대규모 시설 57곳과 도쿄의 사찰 조조지增上寺나 교토의 지온인知恩院같은 사찰 등 145곳에 흩어져 있고, 개인 48명도 한반도에서 가져온 문화재를 소유 중이다. 대다수는 서적류와 도자기 등이지만 도쿄 오쿠라 호텔 뒤뜰에 세워진 이천 오층석탑 같은 탑이나 불상 등도 포함돼 있다. 조사된 것만 6만여 점이며 최대 30만여 점이 일본에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무형문화재

십장생이란

민간신앙이나 도교에서 불로장생(不老長生)을 상징하는 10가지 사물이다. 거북龜·사슴鹿·학鶴·소나무松·대나무竹·불로초不老草·산山·내川·해日·달月을 꼽기도 하고, 해·돌石·물水·구름雲·소나무·대나무·거북·학·산·불로초를 꼽기도 한다. 동양에서 거북은 학과 함께 가장 오래 사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사계절 푸르른 소나무, 휘지 않고 푸르른 상록수인 대나무, 그밖에 자연의 기본 요소이자 인간의 수명장수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길상吉祥인 해와 달, 구름과 물, 바위를 십장생으로 꼽는다.

문화유산은 우리 겨레의 삶의 예지와 숨결이 깃들어 있는 소중한 보배이자 인류문화의 자산이다. 유형의 문화재와 함께 무형의 문화재는 모두 민족문화의 정수이며 그 기반이다. 더욱이 우리의 문화유산은 오랜 역사 속에서 많은 재난을 견디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정부에서는 이러한 문화유산을 계승 및 보존하기 위해 중요무형문화재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보유자-전수교육조교-이수자로 이어지는 전승체계 및 문화행정을 전개하고 있다. 이 중 공예분야에서는 500여명의 전승자匠人들이 활동하고 있다.

◇한국의 현대 공예&디자인


현대인들은 단순한 기능성과 성장지상주의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실용미학으로서의 공예를 뛰어넘어 삶을 디자인하고 새로운 미래가치를 제시해 주기를 원한다. 디지털시대에 아날로그 정신을 갈망하고 인간의 서정과 온기, 자연의 숨결과 생명의 소중함을 담으며 새로운 문화콘텐츠로 발전시키려 하고 있다. 생활예술과 디자인의 조화 및 통섭과 융합의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우리 고유의 문화가치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려는 움직임이 한창이다. 재료 중심의 장르가 파괴되고 전통과 현대와 함께 만나며 공예와 공예밖의 다양한 장르가 통섭 및 융합하고 있다.

고려청자, 이조백자, 분청사기의 도자문화에서부터 금속, 목칠, 섬유 등 한국의 공예문화는 세계 최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한국인의 서정과 자연을 품고 있으며 미래를 밝히고 생활세계를 섬기는 콘텐츠로 손색이 없다. 한옥이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이고 자연의 멋을 품고 있는 것도 공예적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 직지는 한지장 금속활자장 필장 배첩장 등 수많은 장인들의 땀과 열정과 기예의 결정체가 아니던가.

우리 몸속에는 창의적이고 열정적인 장인의 DNA가 흐르고 있다. 이제, 한국의 미래를 공예문화에서 찾으려는 지혜와 열정이 필요하다. 전통문화에서부터 최첨단 IT·BT·CT산업에 이르기까지 공예로 통通하는 나라만이 희망이 있다. 법고창신法古創新. 옛것을 본받아 새것을 창조하려는 발상의 전환, 생태와 지역문화가 조화로운 공예크루즈 상품을 만들고자 하는 모색과 가치의 확장만이 우리가 살 길이다.
제공 /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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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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