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흔적 지우기

2024.09.09 14:41:45

흔적 지우기
       오무임
       충북시인협회 이사



'집이 팔렸대'

경로당 회원 두 분이
일 년 동안 하늘나라로 가시고
집을 판다면서?
딸이 들어와 살 거야. 라는 설들이
조용히 우울한 시간을 만들었다
밖으로 내다 버린
그녀들의 살아온 흔적들이
쓰레기로 웅크리고 있어도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밖에서는
"96, 89, 오래 사셨으니 좋은 곳으로
가셨을 것이야."
경로당에선
또래 회원분들의 생각엔
다음은?

먹먹한 시간만이 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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