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고추 맛이 사라졌다

2024.09.01 15:09:13

고추 맛이 사라졌다
      최인환
      충북시인협회 회원



요양원 텃밭에서
할머니들의 웃음과 아픔을 먹고
실하게 자란 고추가 아침상에 올라왔다
튼실한 고추들 사이
구멍 뚫린 고추 한 개
애벌레 한 마리 웅크리고 어딘가 숨어있을 것이다
생각은 꼬리를 물고
뇌세포를 기어 다니고
입안 혀끝까지 기어 다니는 녀석
고추 맛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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