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가 KTX 오송역 고가선로 밑 공간에 홍보와 전시 등을 위한 문화복합시설 조성을 추진할 예정인 가운데 예산 낭비 등 효율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은 충북도가 문화복합시설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선로 아래 주차장 부지.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충북도가 KTX 오송역 고가선로 밑 공간에 홍보와 전시, 회의를 위한 복합 시설 조성을 추진한다.
유휴 공간을 활용해 새로운 문화 공간을 만든다는 구상이지만 기존 오송역의 기능과 중복되고 대규모 컨벤션 시설인 '오스코'가 건립 중이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이다.
소음과 진동으로 문화 시설이 외면 받을 수 있는데다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여서 안전에 대한 우려마저 제기된다.
KTX 오송역 선하부지 활용 기본계획안.
김영환 충북지사는 26일 도청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오송역 선로 밑 주차장 상부의 선하공간에 건축물을 지어 도정 홍보·전시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하공간은 오송역 철로 아래에서 지상까지 18m 높이 공간이다. 폭은 150~300m, 길이는 1~5㎞에 이른다.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 중인 교량 아래 빈 공간에 건축물을 지어 도정 홍보·전시 시설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시설은 오송역 B주차장 일원에 실내면적 956.13㎡ 규모로 조성된다. 지상 3.6m 높이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2층 바닥이 올라가는 필로티 구조로 지어진다.
도는 지난 6월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이 부지의 사용허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총사업비 37억1천500만 원을 들여 이달 실시설계에 들어간다. 오는 10월 착공해 1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 공간에는 도를 홍보하는 전시관과 전국 기업인, 공직자, 학생, 전문가 등이 회의와 토론할 수 있는 소규모 회의실과 강연장 등이 들어선다. 내년 3월 개관이 목표며 당분간 무료로 개방하기로 했다.
KTX 오송역 선하부지 활용 기본계획안.
김 지사는 "오송역은 경부선과 호남선이 만나고 충북선도 연결되는 사통팔달 교통의 중심지로 전국에서 가장 접근성이 좋은 곳"이라며 "새로운 개념의 업사이클링 사업으로 (선하부지가) 전국적인 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복합 공간을 조성하는 목적이 기존 오송역의 휴게·회의 기능과 유사해 중복 투자라는 지적이다.
비슷한 기능의 시설을 추가로 만들기보다 기존 시설의 이용률을 높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오송역 주변에는 국제회의가 가능한 2천65석 규모의 대회의실을 비롯해 3천393석 규모의 9개 회의실을 갖춘 대규모 컨벤션 시설인 '오스코'가 내년 말 문을 열 예정이다.
오송역과 인근 시설 등을 고려해 정확한 수요와 활용 방안을 검토한 뒤 사업을 추진해야 하지만 도는 '도청 개방 프로젝트'와 마찬가지로 일방통행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셈이다.
안전과 소음 문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일반 철도나 고가도로 밑에 조성된 문화 공간은 소음 등으로 이용률이 떨어질 수 있고, 필로티 구조의 건축물은 화재 위험에 쉽게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철저한 설계와 시공, 감리가 진행돼야 한다"며 "오송역 이용객이 불편이 없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며 안전 문제 등도 도와 공단이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 천영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