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감기빌런

2024.07.22 13:19:52

감기빌런
       김미경



쉬라고 하는데 쉴 수가 없었다
머리에 벌침을 쏘며 오기도 하고
목구멍에 로열젤리가 잔뜩 쌓이기도 했다
슬프지 않아도 눈물이 나왔다
고슴도치가 나를 끌어안았다
나의 항변은 콜록콜록
목이 쉬도록 콜록콜록
눈물을 흘리면서도 콜록콜록

바람은 치명적이다
열정을 따라 떠났던 그녀도 치명적이다
쉼 없이 일만 하는 나는 그녀의 도플갱어가 되었다
붉은 것은 거부할 수 없는 붉음

콜록을 잠재우는 민간요법은
히말라야 핑크솔트

하루 종일 병원 놀이를 하여도
똬리를 튼 빌런, 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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