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태클

2024.07.07 14:26:05

태클
    장현두
    충북시인협회 회원
    괴산문인협회 회장



가장 좋은 것은 물처럼 사는 거라고
산 밑에 세 칸짜리 하얀집
새소리 바람 소리 나무들 크는 소리 풀잎에 아침이슬 구르는 소리,
장마철 마당 한 켠에 솟구치는 건수(乾水)가 태클을 걸어온다
거기 구멍 막아 활짝 웃는 수련 사이로 잉어가 꼬리치는 연못을 만들자
하루가 멀다 거머리처럼 달라붙는 녹조와
밤새 구신처럼 물이 새는 방수포가
다시 태클을 건다
그럼 녹조 잡고 분수 뿜는 연당까지 노리는 삽질을 하자
또다시 녹조는 눈 하나 까딱없이 왜구 창궐하듯 태클을 걸고
개구리밥은 분수 구멍을 막으며 또 다른 태클을 건다
꿈이 다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건 바보, 코뚜레 쓴 소다
이제 분수대는 헌신짝처럼
버리고 연당이나 그리던 애인으로 생각하자
가다가 걸리면 비껴가고
막히면 돌아가고
부딪히면 피해 가고
큰 산이 막으면 그 자리가 제자리다
태클이 녹아든 연당에 분홍빛 연꽃이 피어나고, 부처님 미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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