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충북동지회·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면담 녹음파일 공개

2023.11.03 23:19:57

[충북일보]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충북동지회 조직원들과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이었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나눈 면담 녹음 파일이 법정에서 공개됐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청주지법 11형사부의 심리로 열린 공판에서 충북동지회 위원장 40대 A씨 휴대폰에서 압수한 송 전 대표와의 녹음 파일을 재생했다.

이날 재생된 27분 분량의 녹음 파일에는 충북동지회가 제안한 '남북 철도사업'과 '북녘 통일 밤 묘목 백만 그루 보내기 전국민운동' 등에 대해 대화한 내용이 담겼다.

송 전 대표는 남북 철도사업(동해북부선)에 대해 "내가 화가 나는 게 대통령(문재인)께서 말씀만 하면 '동북아 철도 공동체', '시베리아 철도 연결'이라고 하면서 강릉-제진 간 100㎞ 공사를 안 했다. 이제야 내년 말 착공이다"라며 "그래서 내가 문 대통령한테 초기부터 하자고 그래도 왜 그리 소극적이었는지"라고 말했다.

이어 "김동연 부총리한테도 이거 예타(예비타당성) 면제사업으로 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도 안 하면서 북에다 하라고 그러면 도대체 진정성이 뭐가 있냐"고 덧붙였다.

'북녘 통일 밤 묘목 백만 그루 보내기 전 국민운동'에 대해선 송 전 대표가 "왜 특히 북에서 밤을 요구하냐"고 묻자 50대 조직원 B씨가 "구황작물이고 산림도 복원할 수 있다"고 대답했다.

또 다른 조직원이 "밤 종자든 묘목이든 많이 보내달라는 (북쪽의) 구체적인 요구도 있었다고 하더라"고 하자, 송 전 대표는 "내가 북측한테 연락해서 정확하게 이게 자기들의 의도가 맞는지 한번 물어볼게요"라고 답했다.

검찰은 충북동지회가 면담 닷새 후 송 전 대표와의 대화 요지와 답변 등을 북한 측에 보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충북동지회는 지난 2017년 5월 북한 문화교류국 공작원 지령에 따라 지하조직 결성 지령을 받고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북한의 대남혁명전략과 동일한 내용의 사상학습을 하거나 F-35A 스텔스 전투기 반대 활동, 북한 지령문 수신 또는 발송, 공작금 2만 달러를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직원 영입을 하기 위해서 신원 자료와 사상 동향을 탐지하기도 했다.

2021년 9월 기소된 충북동지회는 현재까지 네 차례에 걸쳐 재판부 기피신청을 하면서 1심 재판만 26개월째 진행되고 있다.

/ 임성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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