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일본,이젠 지겹다" WBC는 한·일 정기전?

2009.03.19 16:11:02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 아니라 한·일베이스볼클래식전을 보는 것 같다.”

20일 한국과 일본이 WBC 2라운드 순위 결정전을 가지게 되자 양국 야구 팬들의 원성이 높다. 이번 대회 2라운드까지 7경기 가운데 무려 4번을 만나기 때문이다. 만약 두 팀이 나란히 결승에 오르면 또다시 지긋지긋한 만남을 가져야 한다. 양국 모두 가장 긴장도가 높은 숙적을 계속 만나야 되기 때문에 선수들로부터도 불만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된데는 WBC의 독특한 대회 방식 때문이다. WBC 조직위원회는 더 많은 경기를 치르면서 재미와 수입을 늘리고, 한번 진 팀에게 만회의 기회를 주기 위해 패자부활전인 ‘더블 엘리미네이션’ 규정을 도입했다.

패자부활전은 다른 종목에도 있지만 2승을 먼저 챙기면 상위 라운드에 진출하고, 연패를 당하면 곧바로 탈락하는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게다가 다른 종목에서는 이미 한번 패했을 경우 아무리 패자부활전을 거쳐 올라오더라도 결승이 아닌 3∼4위전에 머물게 하는 등 일종의 승자 어드밴티지를 준다. 그러나 더블엘리미네이션에서는 일본처럼 패배한 팀이 계속해서 정상의 문을 두드리는 진풍경이 펼쳐지는 것이다.

더블 엘리미네이션의 불합리성은 월드컵 축구 대회와 비교할 때 더욱 분명해진다. 홈 앤 어웨이 방식으로 펼쳐지는 예선전을 제외하면 월드컵 본선에서 동일한 상대와 반복해서 만날 확률은 낮은 편이다. 그에 반해 더블 엘리미네이션 방식의 WBC에선 한-일전처럼 강팀들이 여러번 만나게 된다. 이 때문에 더블 엘리미네이션이 ‘돈줄’을 쥐고 있는 미국에 유리하게 진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의혹마저 일고 있다.

따라서 대회가 진행될수록 한·일 양국 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3회 대회부터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예를 들어 지역예선격인 1라운드에선 리그전을 치러 1∼2위를 결정한 후 8강전인 2라운드에선 추첨으로 대진표를 결정하거나 혹은 역대 대회의 평균 순위를 바탕으로 8강부터 시드 배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도 힘을 얻고 있다.

한편 한국과 일본은 순위 결정전을 놓고 여러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패하면 2라운드에서 가장 강한 면모를 보여준 베네수엘라와 상대하게 돼 부담스럽지만 이길 경우 하루 쉬고 결승전을 대비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 반대로 이겨서 1위가 되면 베네수엘라보다 약체인 미국과 겨루게 되지만 바로 다음날 결승전을 치르게 돼 선수 운용이 쉽지 않다.

기사제공:쿠키뉴스(http://www.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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