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립미술관 1층 로비와 2층 전시실, 3층 전시실에 전시 된 '찬란하고 황홀하게'라는 전시를 소개한다. '빛으로 그리는 신세계'라는 타이틀에 맞게 빛을 이용한 작품이 많다.
찬란하고 황홀하게는 '빛'하면 자연적인 빛이나 조명도 있지만, 미디어아트를 통해서도 빛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번 전시회의 감각적인 부분을 잘 나타내는 로고다. 김윤철, 문준용, 박기원, 박진아, 백남준, 신봉철, 우제길, 이이남, 하동철 9명의 작가들이 만들어낸 아름다운 예술을 만나 본다.
그림이 아니라 반복해서 재생되는 영상 속의 한 장면을 나타낸 작품이 있다. 이이남 작가의 작품으로, 빛 속의 빛을 표현한 점이 아름답다. 이번 전시에서도 'Augmented Shadow'라는 연작을 통해 증강현실과 가상공간을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오게 했다. 빛의 위치와 각도에 따라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왜곡된 그림자가 인상적이다. 관람자가 직접 조명 카메라를 들고 공간을 돌아다니며 빛을 비추면 스토리텔링이 있는 그림자가 보인다.
그림자라는 시각적인 효과와 더불어 음성 효과가 있어 발자국 소리를 따라 빛을 비추면 나오는 다양한 이야기가 흥미롭다.
빛을 나타내는 큐브 작품에서도 '빛'을 나타내는 큐브를 어디에 두는가에 따라 '집'을 나타내는 큐브들의 그림자가 바뀌는 것이 신기하다.
어떤 기술을 사용한 것인지 생각해볼 수도 있었고 단지 그림자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큐브를 360도 회전했을 때도 집 안에 있는 사람들을 보는 각도도 달라지는 것이 재미있다.
초승달부터 보름달까지 표현한 12대의 텔레비전과 베토벤의 소나타가 흐르는 'E-Moon' 작품이 함께 전시되면서 지구의 유일한 위성인 달을 바라보며 이미지를 투영해 시간의 깊이를 되돌아볼 수 있다.
과거와 현대의 경계를 초월하여 표현되는 작품들은 단순한 움직임을 넘어 현실의 불가능을 탈피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명화에 빛을 접목한 미디어아트는 관객 또한 예술 작품의 하나가 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고흐가 빛의 아름다움을 자신의 눈에 담아 자신만의 방법을 통해 그림을 그렸다면, 이이남 작가는 빛을 관람자를 대상으로 비추어 주는 듯해서 더 특별했다.
햇빛이 쏟아지는 듯한 미술관 천장의 자연광을 활용했다는 점이 독특하고, 유리를 투과해 비춰진 그림자는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관람자가 예술 작품과 즉각적으로 상호작용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트라이엑시얼 필라스 Ⅱ'는 옆에 있는 '아모르프'라는 작품이 뮤온 입자를 검출할 때마다 플래시를 터트리는데 그 신호가 '트라이엑시얼 필라스 Ⅱ'로 보내 키네틱 움직임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단일 작품이 아니라 연계된 전자식 작품이라는 점이 특이했다. 빛과 칼라 비닐을 재료로 자연광을 작품의 요소로 삼은 작품은 물질의 특성과 전시 공간을 이루는 요소의 화합을 이루는 듯하다. 이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마치 천사가 된 기분이다.
비물질적인 대상의 표현에 중점을 둔 하동철 작가는 직선을 자주 사용하며 수평이나 수직으로 늘어놓거나 교차하는 등의 형식으로 작품을 만들었다.
빛의 본질을 탐구하고 표현하기 위해 오랜 시간 연구를 한 만큼 드로잉, 탁본, 설치, 판화 등 다양한 느낌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작품 초기에는 흑백을 가로지르는 흰 줄기를 빛으로 표현했지만, 점차 스펙트럼을 넓히며 자신만의 빛을 찾고 다양한 색으로 빛을 표현하게 됐다. 이 작품이 그의 작품관의 변화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광학 장치 카메라를 활용하여 직접 촬영하거나 수집한 이미지를 스스로 재구성하여 포착된 장면들을 보여주고 있는 박진아 작가의 작품이다.
청주 시민 여러분들도 아름다운 작품들을 눈에 담고, 직접 체험하며 찬란하고 황홀한 추억으로 간직했으면 좋겠다.
/ 청주시SNS 서포터즈 박지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