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는 특별한 결과가 나와야 한다. 과거처럼 이념과 대립으로 결정되는 선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코로나19 시대를 극복하는 지도자, 사상과 이념을 뛰어 넘는 자기희생의 정신이 깃든 후보자가 선택돼야 한다.
◇코로나 이전과 달라야
비전도, 철학도 없는 지도자들을 우리는 많이 겪어왔다. 정치공학으로 탄생한 지도자들을 많이 봐 왔다. 바람에 휩쓸려 운 좋게 국민의 선택을 받은 인물들도 많이 봐왔다. 적어도 코로나 시대 이전의 정치는 그러한 일이 많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다양한 분야에서 지속적인 발전이 더디게 진행됐다. 이를테면 경제성장은 얻었지만 민주주의가 후퇴했다. 반대로 민주주의가 재정립됐지만 경제가 후퇴했다. 두 가치 모두 지속적으로 발전하지 않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울어진 운동장처럼 한 개의 가치만 힘을 받았다. 양 극단의 고집과 시대정신의 결여 때문에서 비롯됐다.
인류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의 공통점은 대중의 마음을 움직여 시대를 변화시켰다. 우리가 교훈으로 삼는 동·서양의 위대한 종교지도자, 사상가, 통치자들이 대부분 그러한 모습이다. 대중의 마음을 움직인 비결은 다름 아닌 '자기희생'의 모습이었다. 자기희생 없이 세상을 변화시킨 인물은 거의 없을 정도다. 자기희생 없이 세상을 정복하려 했던 인물은 몽상가나 쿠데타 세력으로 전락해 역사의 뒤안길로 비참하게 사라졌다. 그만큼 자기희생의 정신은 시대의 중요 가치요, 덕목이다.
요즘, 세상을 바꿔보겠다고 나서는 정치인들이 많아졌다. 저마다의 비전과 철학으로 대중에게 어필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자기희생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다. 그들이 왜 정치를 하려는지, 정치를 통해 어떤 가치를 구현할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부족하다. 공정과 정의를 지키겠다는,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경제를 살리겠다는 등의 구호만 난무할 뿐 스스로 실천하는 모습이 부족하다. 이를테면 자신은 10억이 넘는 서울 강남 아파트에 살면서 집값 안정을 얘기한다든지, 고위공직자의 자리에 있으면서 바꾸지 못한 법과 제도를 대통령이 되면, 자치단체장이 되면 바꾸겠다고 공약하는 모습에서 믿음이 가지 않는다. 기회가 있었는데도 시도조차, 목소리조차 내지 못한 사람들의 말을 어찌 믿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반대로 유권자들은 이들의 말과 행동에 주목해야 한다.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을 꿈꾸는 자들의 면면을 잘 살펴야 한다. 그래서 언행불일치한 후보자들을 골라내야 한다. 자기희생의 정신이 있는지가 제1 덕목이다. 그동안의 삶이 오롯이 본인들을 위한 시간이었는지, 남을 돌아볼 줄 아는 삶을 살았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유권자가 경계해야 할 점은 분위기에 휩쓸려 내리는 판단이다. 여론기관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라, 정치평론가들의 말에 따라 자신의 선택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후보들의 면면을 꼼꼼히 살펴보자.
◇지방선거 검증은 더 철저히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선거 중 우리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선거를 꼽으라면 주저 없이 지방선거를 꼽겠다. 지방선거는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뽑는 선거다. 그들의 내놓는 정책이나 조례는 우리의 삶과 아주 밀접해 있다. 때문에 그들의 양심과 철학에 따라 지역민들의 삶의 질이 결정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멋있는 단체장과 지방의원을 그동안 흔히 볼 수 없었다. 재선 단체장이 거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굵직한 여야 대선주자들로 우리의 시선이 빼앗기고 있는 이 시점에도 우리는 지방선거 출마 후보군을 살펴야 한다. 남은 기간 그들의 삶과 철학을 잘 살펴 내년 선거에서 우리지역에 이로운 인물을 발굴, 선택해야 한다. 자기희생을 아는 인물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