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충북 도내 가계와 기업의 대출이 비은행금융기관으로 쏠리는 모양새다.
지난 3월 가계·기업의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액은 예금은행 대출을 앞질렀다.
'제2금융권'으로 통칭되는 비은행금융기관을 통한 대출 증가는 가계·기업의 재정건전성에 위기가 닥쳤음을 방증한다. 향후 예금은행 대비 높은 대출이자율로 인해 더 큰 문제로 비화할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다.
19일 한국은행 충북본부에 따르면 2021년 3월 충북 지역 금융기관 여신은 3천164억 원 증가했다. 예금은행 여신은 906억 원, 비은행금융기관 여신은 2천258억원 각각 증가했다.
예금은행 여신은 차입주체별로 가계대출 207억 원, 기업대출 663억 원이다. 공공·기타대출은 35억 원이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195억 원을 전달 779억 원보다 크게 줄었다. 주택거래량 감소(2월 6천834가구 → 3월 6천88가구)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대출은 코로나19 관련 은행·정책금융기관의 금융지원 등으로 중소기업 대출 증가세(2월 853억 원 → 3월 965억 원)가 이어졌다. 반면 대기업은 분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일시 상환 등으로 대출이 감소(401억 원 → -301억 원)했다.
예금은행은 가계·기업대출 모두 전달보다 줄면서 전체적으로 감소했다. 예금은행 여신은 2월 2천135억 원에서 3월 906억 원으로 1천229억 원 줄면서 57.5% 감소했다.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74.7%(820억 원 → 207억 원), 기업대출은 47.0%(1천253억 원 → 663억 원) 각각 줄었다.
예금은행 대출 감소와 반대로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은 증가했다. 예금은행 대출 수요가 비은행금융기관으로 몰린 모양새다.
비은행금융기관 여신은 2천258억 원 증가한 가운데, 차입주체별로 가계대출 219억 원, 기업대출 2천114억 원이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78억 원 감소한 가운데 기타대출(비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보증대출 등)의 급증이 눈에 띈다.
비은행금융기관 가계 기타대출액은 297억 원으로 전달 140억 원보다 112.1% 증가했다. 가계대출 전체적으로는 전달 97억 원 보다 125.7%(122억 원) 증가했다. 또 비은행금융기관의 가계대출은 예금은행 가계대출보다 12억 원(5.7%) 많다.
기업대출도 비은행금융기관을 통한 금액이 예금은행을 넘어섰다.
비은행금융기관 기업대출은 2천114억 원으로 전달 990억 원보다 113.5% 증가했다. 대기업은 143억 원 감소했고, 중소기업은 2천257억 원 증가했다.
비은행금융기관 기업대출액은 예금은행 기업대출액보다 128.8%(1천451억 원) 많다.
3월 비은행금융기관 기업대출이 예금은행을 크게 앞지르면서 1분기(1~3월) 누적 대출액도 같은 양상을 보이게 됐다.
1~3월 비은행금융기관의 기업대출 누적액은 5천130억 원으로 예금은행의 3천760억 원보다 36.4%(1천370억 원) 많은 상황이다.
도내 한 비은행금융기관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1년여간 대출이 누적되면서 더 이상은 예금은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운 가계·기업이 제2금융권으로 쏠리는 양상"이라며 "통계로 나타난 제2금융권 대출의 역전 현상은 충북 가계·기업의 신용도 하락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제2금융권이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이유는 대출 이율에 있다"며 "향후 상환기일이 도래했을 때 충격을 완화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경고했다.
한편 3월 충북 지역 금융기관 수신은 2천508억 원 증가했다.
예금은행은 분기말 지자체 예산집행에 따른 공공예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259억 원 줄었다. 비은행금융기관은 상호금융, 신용협동조합 등을 중심으로 2천768억 원 증가했다.
/ 성홍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