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 금성면 주민들, 집중호우 피해는 '인재' 주장

"산림당국이 설치한 임도 배수로 때문에 피해 키워"

국유림관리소, "유례없는 많은 비 때문이지 임도 때문 아냐"

2020.09.15 11:11:27

집중호우로 막대한 피해가 발생한 제천시 금성면 월림1리 주민들이 산림청의 무리한 임도 건설과 관리 소홀에 대한 책임을 주장하고 있다.

ⓒ이형수기자
[충북일보]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농경지와 마을이 쑥대밭으로 변한 제천시 금성면 월림리 주민들이 '인재'라는 주장을 펼치며 산림청에 원망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8월 2일 제천지역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많은 재산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특히 봉양읍과 금성면 등에서는 산사태로 인한 피해가 다수 발생해 애써 가꾼 농지를 순식간에 휩쓸며 피해를 키웠다.

특히 금성면 월림리는 이번 폭우로 많은 주택과 농지를 잃었다. 주민들에 따르면 전파 또는 반파 등 주택 파손이 4채에다 농경지 7만5천143m²가 피해를 입었다.

주민들은 이번 사태가 자연재해라면서도 인재로 인해 피해가 기하급수로 늘었다는 주장이다.

주민들은 2012년과 2019년 산림청에서 임도를 개설하며 설치한 배수로 등이 비를 집중키며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월림1리 주민들은 산림청 인재수해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으며 피해 원인을 조목조목 밝히고 나섰다.

대책위는 "임도 건설로 만들어진 수로가 큰 물길을 모으는 시발점이 됐고 그 주변의 방치된 벌목된 나무와 산속 바위가 급류에 떠내려 오며 수로를 막았고 결국 우리 마을의 절반을 집어삼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 발생 전인 지난 7월 27일 임도로 인한 피해 발생을 우려해 제천시 건의와 함께 산림청 산하의 단양국유림관리소에 협조문을 발송했다"며 "하지만 아무런 대책마련을 하지 않은 산림청은 무리한 임도 건설과 관리 소홀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대책위는 "단양국유림관리소 측과 12일과 14일 두 차례 면담을 한 결과 무책임한 발언만 했을 뿐 뚜렷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며 "마을회와 상의도 없이 임도 일부를 응급 복구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재 주민들은 △농작물 피해보상 및 농경지 원상 복구 △마을시설 피해를 즉각 복구△임도의 전면적인 복구 및 마을쪽 사방댐 설치△주민의 정신적인 피해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산림당국은 워낙 많은 량의 비가 쏟아져서 산사태가 발생한 것이지 임도에 설치된 배수구 때문에 마을에 피해를 준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단양국유림관리소 관계자는 "제천시 백운면과 봉양읍 등도 이 마을처럼 큰 비 피해를 봤는데 워낙 많은 량의 비가 쏟아졌기 때문"이라며 "임도 때문이라는 피해주민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임도설치 등으로 발생한 산사태는 아니지만 국유림 아랫마을에서 비 피해를 봤기 때문에 피해주민들과 협의해서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림당국은 산사태 발생 원인을 따져보고 추후 산사태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임도 배수로 체계를 개편하고 사방댐 등도 추가로 설치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제천 / 이형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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