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그리고 '충북의 미래 100년'

2019.01.15 17:39:09

[충북일보] 옛 청원군 남일면 두산리 소재 두산국민학교. 농촌에서 태어난 기자는 논·밭을 지나 야산을 넘어 40~50분 거리의 초등학교에 다녔다.

겨울철이면 인근 야산에서 솔방울을 따다가 난방연료로 썼고, 봄·가을 소풍 때가 되면 가덕공원묘지 또는 신홍식 선생의 묘소를 갔다.

소풍 장소가 묘소인 것은 이상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소풍을 가서 보물찾기 등을 하면서 재잘거리며 놀았던 어릴 적 생각만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다.

독립운동가 신홍식 선생

청주 출신의 신홍식 선생. 34살에 그리스도교에 입교해 1917년 평양 남산현 교회로 전임된 뒤 3·1운동 계획을 듣고 3·1 독립선언서에 기독교 대표로 서명했다.

이 사건으로 일본 경찰에 붙잡혀 2년형을 선고받고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선생의 기록을 찾다보니 선생의 출생일이 매우 흥미로웠다. 선생은 1872년 3월 1일에 태어났다. 1939년 3월 18일 사망했다.

3월에 태어나 3월에 사망한 셈이다. 더욱이 선생이 태어난 날인 3월 1일은 100년 전 우리 민족의 저력을 보여준 3·1 만세운동일과 겹친다. 3·1운동 당시 선생의 나이는 46살이었다.

선생은 충북이 낳은 위대한 독립운동가다. 어릴 적 생각하지 못했던 선생의 업적과 역사적 의미를 이제야 알았다. 하늘의 명을 알게 된다는 '지천명(知天命)'이 돼서야 말이다.

우리는 이제 독립을 향한 선생의 불타는 애국심을 교훈 삼아 새로운 100년을 힘차게 열어가야 한다.

우리가 발을 딛고 살고 있는 충청북도. 삼한시대 마한에 속했지만, 삼국시대에는 백제가 중부지역을 점거하고, 북부는 고구려, 남부는 신라가 차지한 삼국 분쟁 지역이었다.

고려 건국 뒤 성종 14년(995년)에 전국을 10개 도로 구획할 때 중원도(中原道)라고 칭했다. 예종 1년(1106년)에는 하남도(지금의 충청남도)에 합해 충청도라고 했다. 명종 1년(1171년) 다시 양광도와 경상도(보은·영동·옥천)로 분할했다.

조선 건국 후 태조 4년(1395년) 충주·청주·공주·홍주에 속한 군현을 합쳐 충청도를 만들고 충주에 관찰사를 뒀다.

고종 33년(1896년) 전국을 13도를 분할하면서 충청도는 충청남도와 충청북도로 분리됐고, 충주에 도청을 뒀다. 이후 1908년 도청소재지를 충주에서 청주로 이전했다.

이처럼 삼한시대부터 삼국시대를 거쳐, 고려와 조선시대까지 충북은 분열과 갈등의 상징이었던 지역이다.

그러나 어찌 그때만 그랬던가. 해방 후 우리 정치사에서 충북은 늘 영·호남의 '2중대'에 불과했다. 영·호남 패권주의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럼에도 충북은 동학과 3·1운동의 지도자 손병희 선생을 배출했고, 나라가 어려우면 가장 먼저 달려 나간 수많은 의사와 열사가 태어난 지역이다. 누가 뭐래도 충절의 고장이다.

충절의 고장에서 태어난 165만 도민들은 이제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올해 새로운 100년을 위한 대장정에 나서야 한다.

미래 100년 제대로 설계하자

전국 유일의 내륙도인 충청북도는 앞으로 내륙도의 한계를 딛고 남북데탕트의 출발점으로 거듭나야 한다. 나진·하산을 거쳐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향해 뻗어 나가는 '강호대륙'을 만들어야 한다.

미래 100년을 주도할 지역 인재를 육성해야 한다. 보편화·평준화의 유혹에서 벗어나 다양한 인재군이 형성되도록 해야 한다. 경제 분야 역시 유연성이 확대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수구적, 수세적, 피동적 자세에서 벗어나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도록 도민의 힘과 지혜, 역량을 중소기업인들에게 실어줘야 한다.

100년 전 독립운동가들은 목숨을 걸고 일제에 맞서 싸웠다. 100년 뒤 우리는 하나로 뭉쳐야 한다.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다른 사람을 적폐로 규정하지 말고 포용해야 한다. 우리는 이미 김정은까지 용서하는 세상에 살고 있음을 되짚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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