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10일 충북 옥천군 옥천읍 금구리 옥천전통시장 입구에서 열린 민주당 옥천지역 후보 합동유세에서 머리를 파랗게 물들인 김재종 옥천군수 후보(왼쪽)가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같은날 전통시장 입구에서 열린 한국당 옥천지역 후보 합동유세에서 전상인 옥천군수 후보가 눈물의 삭발식을 갖고 있다. / 특별취재팀
[충북일보] 여야가 또 다시 납작 엎드리며 한 표를 호소하고 있다.
사흘 앞으로 다가온 6·13지방선거가 깜깜이 선거로 치러질 우려가 커지자 여야는 모두 감정에 호소하며 읍소전략을 펴고 있다.
막판 동정표를 끌어 모아 변수를 극대화하거나 반대로 차단하겠다는 작전이 엿보인다.
앞서 지난 2016년 20대 총선 결과에서 확인된 '밴드왜건(bandwagon)' 혹은 '언더독(underdog)' 효과에 대한 기대가 여야 모두에게서 나타난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선가능성이 높은 주자에게 표가 쏠리는 '밴드왜건'에 거는 기색이 역력하다.
반대로 자유한국당은 동정 심리를 자극하는 '언더독' 효과를 막판 변수로 노리고 있다.
민주당은 '싹쓸이'를 부탁하며 큰 절을 마다치 않고 있다.
지난 2014년 6회 지방선거와 2016년 20대 총선 당시에는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의 싹쓸이를 막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민심 앞에 엎드렸다.
이번에는 "민주당이 싹쓸이를 하게 해 달라"며 읍소를 하고 있다.
지난 5일 옥천지역을 방문한 박영선 선대위원장도 "엄마는 1-가, 아빠는 1-나, 딸은 1-다를 찍어 민주당 후보들을 화끈하게 밀어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우세가 점쳐지고 있다.
민주당은 기세를 몰아 단체장과 지방의회의 장악을 꾀하고 있다.
반대로 야권은 독주체제에 대한 경계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 9일 부산을 찾아 큰 절을 하며 읍소 전략을 폈다.
홍 대표는 "지난 36년간 공직 생활을 하면서 나는 굴복을 모르고 살았다"고 운을 뗀 뒤 "그런데 선거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국민한테 굴복해야겠다. 내가 잘못한 것 없어도 잘못했다고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토로했다.
보수 텃밭으로 꼽히는 부산과 경북 등의 지역에서도 한국당에 큰 위기가 찾아와 지방선거 주자들은 연신 "지켜 달라"는 당부와 함께 머리를 조아리고 있다.
제천·단양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한국당 엄태영 후보도 지난 5일 김성태 원내대표와 함께 절을 하며 한 표를 부탁했다.
전상인 옥천군수 후보는 당의 사죄와 옥천발전의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 삭발했다.
전 후보는 10일 "옥천을 살리겠다는 굳은 결의로 머리카락을 잘라낸 것"이라며 "사람을 존중하고 지역을 살릴 수 있는 진짜 군수를 선택해 달라"고 당부했다.
전 후보와 경쟁하는 민주당 김재종 후보는 머리를 당 색깔인 파란색으로 염색하고 등장했다. 김 후보는 이번 선거 사전투표율이 지난 지방선거 때보다 높으면 염색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슬로건을 바꾸고 감정에 호소하는 주자들도 있다.
제7회전국동시지방선거를 사흘 앞둔 10일 청주시가지와 주요도로 곳곳에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하는 선거현수막이 걸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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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미래당 신용한 충북지사 후보는 최근 현수막 글귀를 '아깝다 신용한'으로 변경했다.
신 후보 측은 선거 운동 과정에서 후보의 면면을 본 유권자들이 '아깝다'는 말을 자주해 이 점을 활용하기 위한 슬로건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 자릿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지만 선전하고 있는 신 후보의 인물을 부각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