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충북 농촌정책의 패러다임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존 정책 방향인 1차 산업(농업) 육성과 2차 산업(농산물 판매) 확대를 통한 농민 소득을 증대 만으로는 '농촌의 성장'을 도모할 수 없다는 것이다.
농촌 관계자들은 관광·서비스 등 3차 산업을 결합한 6차 산업을 지향, 농업뿐 만 아니라 복합적인 생산활동이 이뤄지는 농촌으로 변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6·13 지방선거 후보자들의 공약은 대부분 거시적 관점에서의 '농촌 활성화'가 아닌, 미시적 관점에서 '농업·농민 소득 증대'에 머물러 있다. 농촌이 체험·휴양을 통한 도시민과의 상생에서 활로를 찾는 모습과 대조된다.
10일 충북도 농업정책과에 따르면 도내 농촌체험휴양마을은 76곳으로, 지난 2017년 방문객은 87만6천여 명에 이른다.
총 매출액은 63억1천600만여 원으로, 농촌마을 소득증대에 일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괴산군 비학봉마을은 지난해에만 49만8천253명이 방문했고, 매출액은 16억4천900만여 원에 달한다.
비학봉마을은 연중 체험프로그램과 함께 계절별 체험프로그램을 따로 마련해 운영했다.
연중 체험프로그램은 지역 관광명소인 산막이옛길과 갈론구곡 숲체험 트레킹을 연계, 자칫 지루할 수 있는 농촌 체험의 폭을 확대시켰다.
계절별 프로그램은 △봄 봄나물 채취 및 쑥떡·머위떡 등 봄나물 떡 만들기, 감·밤·매실나무 분양 및 나무수형 잎따기 등 영농체험, 감자심기 및 미선나무 꽃잎차 만들기 △여름 대학찰옥수수·감자 수확체험 및 즉석에서 시식하기, 올갱이 잡기 및 올갱이 음식 체험, 갈론체험장 캠프파이어 및 9개 계곡 트레킹 △가을 고추따기 및 배추묘종 정식하기, 인삼수확 및 인삼 활용 음식 체험, 청결고추축제 연계한 농임산물 수확 △겨울 배추수확 및 절임배추 체험·1박2일 김장 담그기, 율원저수지 얼음구멍낚시 및 매운탕 음식체험, 블루베리 수확 및 블루베리 음식 체험 등이 있다.
지역의 특산물과 관광지를 최대한 연계해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 정도로 풍부하고 다채로운 체험 활동을 마련했다.
농촌마을의 자구책이 지역 농업의 발전은 물론, 소득 증대까지 이끄는 결과를 보였다.
하지만 6·13 지선 충북지사 후보들의 농업·농촌정책은 6차 산업을 통해 활로를 찾는 농촌마을과 동떨어져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시종 후보는 농촌 인프라 확충을 통한 '농촌(農村)이 아닌 농시(農市)개념'으로의 전환을 제시했다.
세부 사항으로 제시한 것 가운데 '미래 첨단농업복합단지 조성'이 있다.
농업단지를 조성을 통한 관광객 유입을 꾀하겠다는 취지인데, 지역의 각 농촌 마을로의 직접적인 관광객 유입과는 거리가 있다.
'체험·전시장'은 농민들이 생활하고 농업을 영위하는 공간과는 별개다. 엄밀히 따지면 '농촌체험·휴양'과는 차별된다.
자유한국당 박경국 후보는 광역학교급식지원센터 설치와 최저생산비 보장을 제시했다.
농촌마을을 살릴 수 있는 '큰 그림' 보다는 단순 농업 발전과 농업인에 대한 지원에 그친다.
바른미래당 신용한 후보는 '충북농업의 6차산업화'를 주창하면서 종자산업 육성의 뜻을 피력했다.
종자산업 장려 역시 '돈 버는 농민'에 머물 뿐, 농촌마을이 장기적으로 도시민들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은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