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정치… 자만·포기·요행 경계령

민 '나만 옳다' 순혈주의 팽배
한 '포기 하자' 도광양회 대세
바 '이쪽 저쪽' 어부지리 허황
 

2018.05.31 21:42:27

6.13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31일 청주 시가지와 주요도로 곳곳에 내걸린 출마자들의 현수막이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충북일보] 6·1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31일 개시된 가운데 선거에 임하는 여야 3당 지도부가 각각 다른 형태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관련기사 4면>
 
본보가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주요 3당 핵심 관계자들과 통화를 통해 속내를 들어본 결과, 주목할 만한 흐름이 감지되고 있다.
 
먼저, 집권 여당인 민주당의 경우 문재인 대통령과 정당지지율에서 야당을 크게 앞서고 있는 데다, 한반도 평화정착 프레임으로 압도적인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이런 흐름이라면 문재인 정부 1년 만에 청와대와 국회권력에 지방권력, 나아가 진보교육감까지 대한민국 모든 권력을 독점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엿보이고 있다.
 
다만, 당 안팎에서 '친노(친노무현)' 또는 '친문(친문재인)' 등을 중심으로 하는 '순혈주의론'이 확산되고 있어, 비문계 일부를 중심으로 '우리가 모래성을 쌓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핵심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우리는 그동안 미투 파문에 시달린데 이어 최근에는 경제 분야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우리가 잘해서가 아니라 야권이 너무 못해도 높은 지지율이 유지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자중해야 하는데, 전국 곳곳에서 '우리만 옳다'는 오만한 행동이 꼬리를 물고 있다"고 우려했다.
 
자유한국당 내부 사정은 더욱 복잡하다.
 
드루킹 특검 관철로 새로운 동력을 얻는 듯 했던 한국당은 최근 홍준표·김성태 투톱 체제에 대한 반발기류가 더욱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일부 중진 의원들의 '백의종군 론'에 대해 상당수 당원과 유권자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홍준표 대표의 '막말 대응'은 중단되지 않고 있다.
 
보수성향의 여의도 정치권 인사들은 "제1 야당이 지방선거를 포기하고 오는 2020년 총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지금은 영어의 몸이 됐지만, 과거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당권을 장악하고 일사불란하게 움직일 수 없는 현재의 시스템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폐족의 길이 눈앞에 보이는데 아직도 갈팡질팡하는 보수의 모습이 매우 안타깝다"면서도 "지금은 도광양회에 앞서, 일선에서 고생하는 후보자들에게 힘을 실어줘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안철수·유승민 전·현 대표를 중심으로 바른미래당 사정은 비슷하다.
 
전국 곳곳에서 자당 소속 후보자들이 힘겨운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안철수·유승민계 간 이견이 여전한 데다, 당선자 확보 보다 정당 지지율 올리기에 급급한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막연히 좌·우 양극단에 실망한 유권자가 실제 투표에서는 중도정당인 바른미래당을 선택할 것이라는 근거가 부족한 기대감에 취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 국내 유력 여론조사 업체의 한 관계자는 통화에서 "과거 특정정당이 싹쓸이 할 것으로 예측됐던 선거에서 의외로 고전한 사례가 적지 않았다"며 "민심은 하루아침에도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을 복기하지 못하면 여야 3당 모두 큰 낭패를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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