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일보] 6·13지방선거가 이슈 없이 인물전으로 전개되고 있다.
대북 관계 등 중앙 발(發) 이슈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면서 정책선거는 좀체 고개를 들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이번 지방선거는 인물 경쟁력에 초점이 맞춰진 양상이다.
후보들 못지않게 지역 인사들의 일거수일투족도 지방선거 판도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이른바 키맨(Key Man)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김정복 청주 흥덕새마을금고 이사장은 지역 정치에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자유한국당 당적을 갖고 있는 그는 지난 2016년 총선에서 흥덕 선거구에 출마하는 등 활발한 정치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본선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정계 진출을 위한 지역 기반은 꾸준히 다졌다.
올 초에는 청주흥덕당협위원장 공모에 나서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지난 2월 중앙회 이사 선거에서 충북지역 새마을금고중앙회 이사에 당선돼 도내 54개 새마을금고를 대표하는 중책을 맡았다.
그만큼 지역 인지도 역시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그의 간접지원을 바라는 지방선거 주자들의 눈치가 역력하다.
교육감 선거와 청주시장 선거에서는 전 청원군수들의 막후 활동이 빛을 보고 있는 분위기다.
보수·진보 등 진영 대결로 전개되는 교육감 선거의 경우 진보의 우세가 점쳐졌다.
진보 쪽에서는 김병우 후보가 단독으로 출마한 반면 보수 후보는 심의보·황신모 등 2명의 주자가 나섰기 때문이다.
보수 후보 단일화 작업은 번번이 무산됐다.
단일화를 위한 기구도 좀체 힘을 쓰지 못했다.
그러다 김재욱 전 청원군수의 중재가 통했다.
김 전 군수는 최근 심·황 후보를 만나 호통을 쳤고, 이후 단일화는 물살을 탔다.
최종 보수 후보로 심 후보가 결정되면서 이번 교육감 선거는 보수와 진보 단일 후보 간 맞대결이 성사됐다.
청주시장 선거에서도 이종윤 전 청원군수의 복심에 관심이 쏠린다.
이 전 군수는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한범덕 전 시장에게 후보직을 양보했다.
표면적으로는 경선을 거친 절차였지만, 첨예하게 맞서던 경선방식에 대해 이 전 군수가 한발 물러선 게 뒤탈 없는 후보 선출에 결정적인 요인이 됐다.
하지만 한 전 시장은 당시 선거에서 낙선했고, 이번 선거에 재도전하게 됐다.
이 전 군수는 그에 대한 지원에 소극적이다.
그동안 정치와 거리를 뒀던 이 전 군수는 정정순 전 충북도 행정부지사의 캠프에 전격 합류하며 청원표심을 자극했다.
정 전 부지사의 경선 탈락 이후에는 직접적인 정치 활동을 삼가고 있다.
그러나 그의 최측근라인의 움직임이 심상찮다.
이 전 군수와 호흡을 맞추던 5~6명의 보좌진이 상대당인 황영호 후보를 간접지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4년 선거에서 청원표심을 얻지 못해 고배를 마셨던 한 전 시장 입장에서는 뼈아픈 인재 유출인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가 인물전으로 전개되면서 지역 지지기반이 탄탄한 인사들의 직·간접 지원이 선거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정치적 신념의 공감이 아닌 단순 외연 확대를 위한 영입·합류는 유권자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