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박음질하는 음성의 감곡도서관 꼼지락 동아리

꼼지락 기부천사들의 다음 기부품은 ‘아기 파우치와 어르신 바지’

2018.04.03 13:54:12

음성군립 감곡도서관의 꼼지락 동아리 회원들이 아기들에게 전해줄 파우치 제작에 열중하고 있다.

ⓒ음성군청
[충북일보=음성] 목련꽃이 꽃봉오리를 금방이라도 터트릴 듯 입을 열려고 하는 요즘 음성군 평생학습센터의 하나로 지정된 감곡면 한마음 아파트는 미싱 소리로 가득하다.

감곡면에 태어날 60명 정도의 신생아들에게 기부할 기저귀 보관용 파우치를 만드느라 심경희 회장을 비롯한 12명의 회원들이 한창 분주했다.

봄볕이 창문에 채 깃들기 전 아침 시간, 막 설거지를 끝낸 듯 한 엄마들이 모여든 곳은 다른 세상 같다.

두 명의 어머니가 머리를 맞대고 자와 가위로 재단한 평면의 천들은 10명의 미싱가에게 전달돼 이리저리 둘러 박히며 주머니로 탄생되고, 두 줄을 달아 끈을 만들고 ‘꼼지락”이라는 자체 상표를 붙이면 작품이 하나씩 마무리 된다.

나이는 삼십대 초반에서 육십대까지 다양한 분들이 한 땀 한 땀 몰두하며 작업하느라 수다 떨 시간도 없다. 감곡도서관 문화동아리로 출발한 이들의 기부 봉사는 이번이 네 번째다.

인근 여중학생들을 위한 생리대 파우치를 두 번 전달한데 이어, 사회복지시설 향애원 원아들을 위해 머리핀과 파우치 그리고 먹거리를 기부했다.

이번에는 감곡면에 태어날 아기들을 위한 파우치를 만들기 위해 귀한 시간을 내고 있고, 다음 기부는 경로당 어르신들이 편리하게 입을 바지들을 만들 예정이다.

이들은 복숭아 농사로 짬을 내기 어려운데도 기부 수량을 맞추느라 엉덩이 뗄 시간도 없다. 자칫 한눈이라도 팔면 바로 박음질이 엉망이 되는 지라 귀만 살짝 열어두며 한참동안 일에만 몰두한다.

동아리 참여자들은 “가진 사람, 대단한 사람들만 하는 것이 기부인 줄 알았는데, 우리 같은 사람도 기부라는 것을 하게 됐다”며 봄빛 보다 더 따뜻한 사랑이 전했다.

음성 / 남기중기자 nkjlo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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