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타를 쳤지만 썩 내켜하진 않았다. 오히려 인터뷰하는 데 대해서 부끄러움까지 느끼는 듯했다. 그러나 팀의 중심타자답게 우승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베이징올림픽 야구대표팀 4번타자 이승엽(요미우리)은 17일 베이징 우커송야구장에서 열린 야구 풀리그 중국전에서 연장 11회말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그동안의 부진을 날려버린 한 방이었다. 이승엽은 지난 13일 첫 경기인 미국전에서 1타점 2루타를 쳐낸 이후 캐나다, 일본전까지 무안타에 그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13타수 1안타 1타점 볼넷 2개에 불과했다.
하지만 중요한 때 빛났다. 최약체 중국에 의외로 고전하던 대표팀은 대회 첫 연장 승부치기까지 가는 상황을 맞았다. 자칫 잘못하면 홈팀에 말려 망신을 당할 수 있는 상황.
이승엽은 연장 11회 무사 만루에서 상대 투수 뤼 지앤강을 상대로 좌전안타를 만들었다. 좌익수가 쫓아갈 필요도 없는 끝내기 안타였다.
경기 후 이승엽은 믹스트존 퀵인터뷰를 그냥 지나치려다 한국취재진의 부름에 멈춰섰다. 그리곤 쑥스러운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첫 마디가 "부끄럽습니다"였다. 이승엽은 "이런 경기를 해선 안 되는데 4번타자가 제몫을 못 했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송구스러워했다.
중국에 고전한 데 대해선 "수준이 많이 올라온 것 같다"면서 "처음 보는 투수라 그날그날 컨디션이 다르기 때문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동안의 부진에 대해선 본인도 의아하는 눈치. 이승엽은 "여기 오기 전에는 너무 (컨디션이) 좋았는데 어딘지 모르게 밸런스가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이어 "오늘 안타를 계기로 기분전환하고 훈련을 많이 해서 내일부터 새로운 마음으로 끝까지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기사제공: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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