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체의 사면초가

2016.03.17 17:52:37

[충북일보] 건설업체들이 사면초가(四面楚歌)에 빠졌다.

3월 아파트 분양시즌을 맞았지만 건설업체들의 얼굴은 마냥 밝지 만은 않다.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 건설업체 관계자들의 말에 따르면 신규 아파트 집단대출 거부 움직임이 확산되면서 중도금 대출을 받지 못해 중도금 납부 유예사업장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청주지역의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까지 청주 방서지구와 문화동에서 아파트 분양시장을 이끌었던 건설사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방서지구에는 중흥토건이 중흥S-클래스와 GS건설의 자이아파트가 분양됐고 문화지구에는 ㈜대원이 칸타빌 아파트 분양에 나섰다.

충북지역에 아파트 분양을 전담하고 있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안 된 일이지만 '위기(?)'는 '위기'라는 말이 합당한 일로 치부되고 있다.

지난해 말 이전으로 돌아간다면 이번 일로 건설사가 위기에 빠졌다는 말은 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3개월을 밀착 취재한 기자로서는 당연히 건설사들의 위기로 비춰지고 있다.

우선 최근 전국적으로 중도금 1회차 납부일이 지났는데도 중도금 대출 은행을 구하지 못한 초유의 상황이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최근 금융기관들이 아파트 집단대출을 꺼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부는 이 문제를 놓고 건설업체와 금융권 등과 원만한 합의를 위해 무던히 노력을 하고 있지만 '대출심사 강화'라는 것 이외는 다른 어떤 상황도 이끌어 내지 못하고 있다.

대출심사 강화는 개인대출을 이야기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시중은행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 현재 상황은 왜 이렇게 흘러가고 있는 지 조차 모르고 있다는 말과도 같기 때문이다. 전국적인 상황은 아예 분양 일정을 미루는 건설사들도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집단대출은 신규 아파트 분양할 때 건설사(시공사) 보증으로 계약자에 대한 개별 소득심사 없이 중도금 또는 잔금을 분양가의 60~70% 수준까지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대형건설사단체인 한국주택협회에 따르면 지난 해 10월 금융당국이 집단대출 심사를 강화한 이우 올해 1월 현재 회원사의 집단대출 거부 또는 금리인상 조건부 승인 등 총 피해규모는 약 5조2천200억원(3만3천970가구 규모)에 달한다. 지난 해 10월 규제 직후 2조1천억원(1만3천 가구) 수준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대출거부 규모는 2조4천억원(1만5천400가구)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으로 금리 인상 조건부로 승인 받은 사업장을 제외하더라도 집단대출 거부(감액 포함) 사업장은 1조8천300억원(1만2천29가구) 규모다.

금융권의 아파트 집단대출 규제로 건설업체 뿐만 아니라 주택 실수요자들에게 피해가 확대되고 있다. 지난 해 초 2% 중후반대였던 집단대출 금리가 최근 3% 후반에서 5%까지 상승하면서 증가한 이자비용을 분양계약자가 고스란히 떠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청주 방서지구에서 이 같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중흥S-클래스는 미분양 아파트를 고려해 계약 당일에 중도금 무이자 대출을 내놓았다. 하지만 GS건설 자이는 6회에 걸쳐 유상이자로 계약했다. 더 큰 문제는 무이자계약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며 자이 아파트 분양계약자들이 청주시청에 무이자로 계약을 체결하자는 소문을 내고 있다. 이렇게 방서지구 자이 아파트 분양계약자들이 집단대출 금리가 최근 3% 후반에서 3.5%까지 상승하면서 증가한 이자비용을 분양계약자들이 고스란히 떠안을 준비까지 갖추게 됐다. 실제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 집단대출 규제로 인한 주택수요자의 피해가 현실화되고 있다.

시공사에 강력히 항의하는 한편 청주시에 중재를 요청하고 있다.

"집단대출 금리 상승분을 미리 금융지원으로 책정해 사업비가 늘어날 경우 이는 곧 아파트 분양가격으로 이어져 수요자들에게도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권의 집단대출 규제가 지속될 경우 봄 이사철을 맞아 전월세 가격상승으로 이어져 주거불안으로 파생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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