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살 동갑내기 '거포' 이대호(롯데)와 김태균(한화)의 희비가 엇갈렸다.
김경문 야구대표팀 감독은 14일 오후 3시 야구회관에서 2008 베이징올림픽에 참가할 24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이번 최종 명단은 투수 10명, 포수 2명, 내야수 7명, 외야수 5명으로 구성됐으며 해외파로는 이승엽(요미우리)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이승엽의 합류가 결정되면서 대표팀 4번 타자는 포화상태가 됐고 결국 김태균이 대표팀 탈락의 쓴 잔을 마셨다. 이미 이대호와 김태균, 둘 중 한 명은 탈락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 상태에서 김경문 감독이 3루 수비까지 가능한 이대호의 손을 들어준 것.
김경문 감독은 "내부에서도 많은 얘기가 있었다"면서 "김태균의 타격감이 최고인 건 맞지만 대표팀에 4번 타자가 여러 명 필요하지는 않다"며 이승엽의 합류가 결정된 상황에서 김태균까지 선발할 수 없는 상황을 밝혔다.
이어 "이대호가 1, 2차예선에서 팀에 공헌한 게 많다. 특히 일본전에서 몸에 맞고도 나가려는 정신을 높게 샀다"면서 "또 1루 외에 3루 수비를 소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대호를 선택했다"고 덧붙였다.
2001년 프로 입단 동기이자 절친한 친구인 김태균과 이대호는 지금껏 엇갈린 운명을 걸어왔다. 김태균이 데뷔 때부터 2005년까지 '거포'로서 화려한 시절을 보낼 때 이대호는 부상 등으로 팬들에게 이름조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반대로 이대호가 2006년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고 지난해도 홈런 2위 등으로 맹활약 할 때 김태균은 팬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져 있는 등 함께 상승곡선을 그리지 못했다.
올 해 역시 두 선수의 운명이 엇갈리고 있다. 정규리그에서 김태균이 홈런(25개)과 타점(73점) 부문에서 1위를 질주하고 있는데 비해 이대호는 홈런 11개, 58타점으로 최근 2년 성적에 못미치고 있다. 그러나 2008 베이징올림픽에는 올시즌 불꽃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는 김태균이 아닌 이대호가 출전 기회를 얻었다.
향후 한국프로야구를 이끌어 갈 동갑내기 두 '거포' 이대호와 김태균이 언제쯤 함께 비상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기사제공: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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