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성안길. 중국인 관광객 환영 플래카드 등이 자취를 감춘 상태다.
ⓒ박태성기자
[충북일보] 충북의 관광산업이 외국인 관광객을 사로잡지 못하면서 고전하고 있다.
국외 여행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관광객을 전담할 '전담여행사'가 없다는 게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청주국제공항은 120시간 무비자 환승 공항으로 홍콩노선 신규 개설, 중국 정기 노선 증평 등 이용객이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 1월부터 5월까지 청주공항 이용객은 82만275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선과 국제선 이용객은 각각 57만4천219명과 24만8천538명으로 17.9%와 93%가 늘어난 것이다.
많은 외국인 관광객 등이 청주공항을 통해 국내에 입국하고 있지만 공항을 벗어나는 순간 얘기는 달라진다.
청주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 특히 중국인 광관객은 지역내에 머물지 않고 서울이나 제주도, 부산 등 타 지역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사실상 우리 지역이 관광 목적지가 아닌 국내 여행 관문 역할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다.
도에 따르면 20명 이상 중국 단체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는 전담여행사는 전국에 모두 191곳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165곳으로 가장 많았고 제주 12곳, 부산 4곳, 인천·광주 각각 3곳, 경기·강원·전북 각각 1곳 등이다.
청주국제공항이 있는 충북에는 중국 관광객 전담여행사가 단 한 곳도 없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매 분기 전담여행사를 선정하고 있다. 선정 기준은 △업체현황(20점) △유치기획력(20점) △여행상품구성능력(30점) △업체방문(20점) △정부정책호응도(10점) 등이다.
도 관계자는 "문체부에서 전담여행사 선정에 있어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평가 결과도 통보해주지 않고 있어 미흡한 부분을 확인해 보완하기도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청주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중국인 관광객이 타 지역으로 유출되는 것은 그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규모의 병원·쇼핑몰의 부재로 분석하고 있다"며 "이를 보완할 관광 상품 개발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지역 관광사들도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역 한 여행사 관계자는 "전담 여행사의 장점은 중국인 관광객들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라며 "지역에 전담여행사가 없는 상황에 조선족 운영 여행사가 급격히 늘어나고 무자격 가이드 등 값싼 비용을 무기로 질 낮은 관광 상품이 속속 등장해 업계가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성안길. 중국인 관광객 환영 플래카드 등이 자취를 감춘 상태다.
ⓒ박태성기자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지 못하면서 지역 상권의 실망감도 큰 상황이다.
침체된 지역 경제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상권 활성화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해 매장이나 거리 곳곳에 중국어로 된 안내문이나 플래카드가 설치됐던 성안길에서 이 같은 모습이 자취를 감춘 상태다.
한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침체된 상권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했던 것은 사실"이라며 "매장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눈에 띄게 발길이 이어지거나 매출에 도움이 되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 기획취재팀